지난달 30일 ‘정년 연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2016년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2017년부터 의무적으로 60세를 정년으로 해야 한다. 은퇴 후 노후준비를 걱정하는 가장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정년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발생하는 이른바 ‘은퇴 크레바스(crevasse)’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정년까지 일하기는 어렵고 국민연금도 1969년 이후 출생자들은 65세부터 받기 때문에 여전히 소득공백 기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기간을 대비하기 위한 소득주기 연령대 등에 따른 맞춤형 연금상품이 필요하다. 보험사들은 정년 연장에 따라 50대 이상 고객들의 노후 준비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이 최근 선보인 ‘트리플라이프연금보험’은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가교연금으로 특화된 상품이다. 가교연금이란 은퇴 직후부터 공적연금(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은퇴하면 가장 큰 변화가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없다는 것”이라며 “은퇴 직후인 5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에는 자녀 학자금, 결혼자금 등 목돈이 나가는 일도 겹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플라이프연금보험은 퇴직 후 재취업이나 공적연금의 수령 여부에 따라 연금을 중단했다가 다시 받을 수 있는 ‘STOP&GO 옵션’이 더해졌다. 가입 고객은 자신의 소득 상황에 따라 연금 수령을 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은퇴한 뒤 국민연금을 받을 시점까지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을 받게 되면 다시 연금액을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연금을 받다가 특정 시점에 재취업에 성공해 추가 소득이 발생한다면 연금을 일시적으로 받지 않고 쌓아두는 것도 가능하다. 재취업 기간이 끝나면 다시 연금을 받게 돼 연금 수급 시기와 금액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트리플라이프연금보험의 ‘STOP&GO옵션’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연금 개시 후 연금을 재설계 한다’는 상품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3개월 동안 배타적 사용권(다른 보험사들이 비슷한 옵션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권리)을 획득한 바 있다.
한화생명 측은 이 상품을 자동차 업계의 ‘ISG(Idle Stop&Go)’에 비유했다. ISG시스템은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을 높여주는 시스템으로 신호 대기 등으로 차가 멈췄을 때 시동을 껐다가 재출발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시동이 걸려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이는 방식이다.
한화생명 상품개발 담당자는 “은퇴 후 현금흐름에 적용해보면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생기면 브레이크를 밟아 연금을 유보시키고, 소득이 끊기거나 줄어들면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유보된 연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금의 연비를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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