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S 고이어 “실패할 수도 있는 영웅의 고군분투가 더 짜릿”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0일 03시 00분


‘다크 나이트’ ‘맨 오브 스틸’ 작가 데이비드 S 고이어 e메일 인터뷰

영화 ‘맨 오브 스틸’과 드라마 ‘다빈치 디몬스’의 시나리오 작업을 할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한 고이어는 “두 작품 모두 나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티캐스트 제공
영화 ‘맨 오브 스틸’과 드라마 ‘다빈치 디몬스’의 시나리오 작업을 할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한 고이어는 “두 작품 모두 나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티캐스트 제공
인간적인 영웅의 시대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아이언맨’은 돈 많은 바람둥이, ‘스파이더맨’은 교실 맨 뒷자리에 숨어있는 샌님 같다. 그리고 이들에 앞서 인간적 영웅의 대표주자인 ‘배트맨’이 있다. 무엇이 진짜 자신의 모습인지, 사람을 죽이며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는 배트맨은 햄릿을 닮았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S 고이어(48)는 ‘배트맨 비긴즈’(2005년) ‘다크나이트’(2008년)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년)의 각본을 쓰며 인간적인 영웅 트렌드를 이끌었다. 할리우드 최고의 히어로 메이커(hero maker)로 불리는 그는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슈퍼맨의 리메이크 영화 ‘맨 오브 스틸’의 각본도 맡았다. ‘맨 오브 스틸’에는 자신의 근원을 고민하는 슈퍼맨이 등장한다.

고이어는 최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소재로 한 TV 드라마 시리즈 ‘다빈치 디몬스’(케이블 FOX채널·토요일 오후 11시)에도 공동 작가로 참여했다. 고이어와 e메일로 만났다.

―인기 영웅물을 많이 썼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영웅적 존재를 인간화시키는 과정은 늘 즐거운 도전이다. 캐릭터들과 나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을 거친 뒤엔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신이 그린 영웅들은 세상을 구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문제로 고뇌한다. 영웅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완벽한 영웅보다 실패 가능성을 두고 고군분투하는 영웅들을 바라보는 게 더 흥미롭지 않나.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이 그랬다. 그렇게 고뇌했던 영웅이 승리했을 때 그 승리가 성공을 더 빛나게 한다. 많은 사람이 영웅에게서 뭔가를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영감을 받길 바란다. 내게는 만화 속 헐크와 배트맨이 그런 존재였다.”

―이번에 TV 드라마 시리즈에서 다빈치를 조명했다. 당신이 그린 다빈치는 어떤 모습인가.

“한 번도 역사적 인물을 다뤄본 적이 없던 참에 다빈치를 조명하게 됐다. 드라마는 우리가 아는 전설이 되기 전의 다빈치에 대해 다룬다. 그는 재능이 많지만 비밀도 있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이자 문제아라는 점에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와 닮았다. 그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점은 셜록 홈스와, 감춰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인디애나 존스와 비슷하다.”

―동양적 히어로를 만들 생각은 없나.

“좋은 생각이다. 한국 신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신의 강림이나 저승세계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장화홍련’ ‘올드보이’ ‘괴물’ 같은 한국 영화의 팬이기도 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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