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리애나의 ‘엄브렐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담긴 작은 소리 하나에서 출발했다. 티페인, 폴 아웃 보이, 스노 패트롤 같은 세계적 뮤지션도 이 소프트웨어로 초벌 작곡을 한다. 애플의 음악 만들기 애플리케이션 ‘개러지밴드(GarageBand)’다.
이 책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도 작곡 및 편곡과 음악 녹음을 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이 앱에 대한 기초 설명서다. 기자도 앱스토어에서 4.99달러짜리 개러지밴드를 내려받은 뒤 책을 참고해 음악을 만들어 봤다. 현실에서 혼자 모든 악기를 연주해 노래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오랜 훈련과 공부는 개러지밴드 앞에서 무색해졌다.
화성이나 박자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작·편곡이 가능하다. ‘스마트 악기’와 ‘애플 루프’ 기능 덕이다. ‘스마트 스트링’을 이용하면 화면을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제법 풍성한 현악기군의 소리 모둠까지 재현할 수 있다. 기타 키보드 드럼도 마찬가지다. ‘애플 루프’는 더 쉽다. 여러 분위기로 미리 연주된 샘플을 입맛에 맞게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먼저 아이폰을 터치해 간단한 드럼 패턴을 연주해 녹음했다. 책 100쪽부터 설명되는 키보드의 기능은 ‘내가 전자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흥분을 본격적으로 만끽하게 해줬다. 키보드 악기군 중 미래적인 소리를 내주는 ‘빈티지 리드’를 선택한 뒤 아르페지에이터(자동으로 분산화음을 연주해주는 기능)를 가동했다. 왼손 검지로 도를 짚은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시b(플랫), 라b, 솔, 솔b을 차례로 누르는 것만으로 마치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의 신곡을 내가 대신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지경이었다.
개러지밴드는 피아노 배우기를 시작한 꼬마 아이도 사용법을 터득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게임처럼 재밌다. 스마트폰 게임에 중독된 자녀에게 개러지밴드로 게임처럼 음악 만들기를 권할 만하다.
추상적인 소리의 세계와 그걸 만드는 직관적인 소프트웨어를 딱딱한 글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자의 노력이 보이지만 더 친절한 설명이 아쉽다. 아이패드용 개러지밴드에는 있지만 아이폰용에는 없는 메뉴를 설명해 아이폰 사용자를 당황케 하거나 뒤에 나오는 기능을 앞에서 먼저 언급해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부분도 가끔 있다. 책을 흘끗거리되 글에 천착하기보다 직접 앱의 이런저런 버튼을 눌러보는 게 더 이해가 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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