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비.
제이 개츠비, 제이지, 데이지. 비욘세 #59 Gotye ‘Hearts a Mess’(2007년)
“난 겨울에 얼음을 팔고, 지옥에 불을 팔아. …우물에 물을 팔아.”(‘유 돈트 노’ 중)
수완 좋은 제이가 말했다. 개츠비? 그 제이 말고 래퍼. 제이가 두 명 있다.
제이 개츠비(본명 제임스 개츠)와 제이지(Jay-Z·본명 숀 코리 카터). 전자는 픽션, 후자는 진짜. 둘 다 가명. 1890년생, 1969년생.
지난 주말,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보는 내내 이 영화와 영화음악을 제작한 래퍼 제이지가 떠올랐다. 비욘세 남편 말이다. 두 제이는 닮았다. 연출자 바즈 루어만이 제이지를 제작자로 초빙한 건 그 자체로 대단한 은유인 셈이다.
제이지는 1969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개츠비는 1890년 노스다코타 주의 가난한 농가에서 자랐다. 제이지는 젊었을 때 코카인을 팔아 돈을 벌었다. 부정하게 돈 버는 걸 미국 속어로 ‘허슬(hustle)’이라 한다. 마약밀매는 랩에서 자주 다루는 ‘허슬’. 개츠비는 대단한 허슬러다. 밀주 팔아 재산을 쌓았다. 제이지는 총을 세 번 맞았다지만 비욘세만 알 일이다. 개츠비는 살인을 했다는데 소문뿐이다.
둘 다 맨해튼의 부유한 삶을 동경했고 백만장자가 됐다. 개츠비는 데이지와 결혼하지 못했다. “그(남편 톰 뷰캐넌)를 사랑한 적 없다고 말해!” 하는 다그침에 데이지는 입을 닫았다. 제이지는 비욘세와 결혼했다. “어떻게 날 업그레이드 시켜 줄래?”라고 묻자 “중요한 미팅이 있으면 날 데려가”(‘업그레이드 유’ 중)라고, 비욘세는 답했다.
개츠비는 매주 자택에서 파티를 열었다. 모에에샹동 샴페인이 잔뜩 등장했다. 제이지도 샴페인 사업에 뛰어든 적 있다. 제이지는 나이트클럽 체인의 공동 소유주다.
제이지는 영화음악에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된 1920년대의 재즈에 최신 힙합, 일렉트로니카, 록을 섞어냈다. 2009년에는 팝스타 얼리샤 키스와 함께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를 만들었다. 프랭크 시내트라의 ‘뉴욕, 뉴욕’을 잇는 새 뉴욕 찬가가 됐다. 맨해튼이란 작은 섬의 신기루는 제이 개츠비, 데이지와 톰 뷰캐넌 모두를 파멸시켰다.
제이가 쥐려던 ‘푸른 불빛’은 푸른 지폐. 제이지는 랩 한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아. (하지만) 운율을 맞추지. 여전히 1929년!”(‘100달러 빌’ 중)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