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다른 시간]아름다운 어머니 모습은 그대로인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1일 03시 00분


천안역전은 44년 세월에 확 변했지만

천안역 앞 같은 장소에서 찍은, 1969년과 2013년 5월 8일 우리 엄마 모습입니다. 옛날 사진은 천안시 승격 50주년 기념 사진전에 보내라고 엄마가 낡은 앨범 속에서 찾아주셨습니다. 천안역 앞에 분수대가 있었다는 것을 사진을 보고서야 기억해 냈습니다. 지금은 철쭉이 만발한 꽃밭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곳은 복합타운으로 개발될 것이고요.

몇 달 전에 옛날 사진이 사진전 이벤트에 당첨되어 천안사랑 상품권을 받아 엄마께 드렸습니다. 귀한 것이라 뜻있게 쓰고 싶어 아직 못 쓰고 계시다네요.

그러면서 옛 사진 속의 이야기를 너무 그리워하셨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에 아버지가 귀한 카메라를 샀다고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부창부수로 있는 돈을 다 털어 자식들에게 그 당시 가장 비싼 ‘양행’에서 옷을 사 입혀 카메라 앞에 세우셨다네요.

사진 속 아이들은 6남매 중 넷째와 다섯째, 막내입니다. 넷째와 다섯째는 지금 외국에 나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고요. 대신 큰딸이 엄마 옆에 섰습니다. 예전의 엄마는 지금의 나와 꼭 닮았네요.

얼마간 세월이 지나면 또 그리움을 남기겠지요. 변한 우리도, 변한 공간도요.

김영애 씨(충남 천안시)

추억의 사진을 보내주세요

※동아일보 레저·아웃도어 섹션 ‘Let's’가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코너를 연재합니다.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추억의 장소에서 최근 다시 찍은 사진과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께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저희가 준비한 선물은 프랑스 럭셔리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의 20cm 원형무쇠주물냄비(소비자가 34만8000원)입니다. 사진과 사연은 mikemoon@donga.co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Let's’ 신문 지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추가로 보내주시는 분께는 가산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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