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댄 브라운 ‘인페르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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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꼭 읽어야 되나, 내 맘대로 쓸래”
‘다빈치 코드’ 작가, 유럽 평단에 한 방

댄 브라운
댄 브라운
프랑스처럼 문학에 대한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한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섞여 살다 보니 어쩌다 “그래 너희 프랑스인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라며 한마디 쏘아붙여 주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짜릿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최근 기자에게 그런 작은 기쁨을 준 사람은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다. 그의 히트작 ‘다빈치 코드’는 프랑스에서 무려 500만 부가 팔렸다. 세계가 주목한 그의 신작 ‘인페르노’도 최근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브라운은 출간을 전후해 문학·출판 분야에 힘 좀 쓴다는 프랑스와 영국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콧대 높은 평론가와 기자들에게 한 방 날렸다.

브라운은 23일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독자들이 당신을 단순히 대중소설가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나의 독자들을 위해 소설을 쓴다. 문학상을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좀 더 솔직한 대답은 “그래 너희들은 꼭 무슨 상을 타기 위해 글을 쓰나? 그렇게 아니꼬우면 출간하지 말든지…” 아니었을까.

브라운은 ‘신작에서 단테의 지옥을 그린다. 당신은 또다시 옛 걸작에 의지했다’라는 지적에는 “사실 나는 많은 예술 작품들을 참조한다. 특히 다빈치의 라 조콘다 부인(모나리자)이 그렇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었다. 단테는 나에게 완전히 새롭지만 동시에 친숙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속내는 이랬을지 모른다. “너희 나라의 그 잘난 작가들은 과거의 걸작 고전을 원용하거나 의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나. 그리고 내 책을 제대로 읽어 봐라. 고전에서 어떤 부분들이 재발견되고 새로 해석됐는지 말이다.”

브라운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아예 대놓고 평론가들을 무시했다. “나는 리뷰를 읽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평론가들이 그들 분야에서 어떤 식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항상 대중의 견해를 공유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오히려 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쓴다.”

‘인페르노’는 프랑스에서 60만 부를 찍으면서 시장에 데뷔했고, 29일 현재 아마존 프랑스의 베스트셀러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출판계는 ‘인페르노’가 150만 부는 거뜬히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는 희망한다. ‘인페르노’가 문학이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영국, 프랑스의 콧대를 다시 한 번 꺾어주기를.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인페르노#댄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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