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감옥에 가서 죄수들도 다 풀어주려고….” 엄마는 더 황당한 주장을 펼친다. 엄마에게 조련사는 ‘모두를 구속과 속박에서 풀어주는 천사’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말한다. “그게 아닌데. 비둘기가 날아가 거위가 꽥꽥거려서 코끼리가 놀라 뛰어간 건데.”
극은 소통에서 소외되고 내몰린 사람들을 말이 통하지 않는 코끼리로 형상화한다. 코끼리는 군중 속의 고독을 체험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배우들의 사실적이고 능청맞은 연기는 이런 우화적 내용의 빈틈을 꽉 채워준다. 65분 동안 촘촘하게 주고받는 대사들로 시작해 환상적 연출로 마무리되는 유머 넘치는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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