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종단을 대표하는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대한불교조계종이 어수선하다. 몇몇 스님이 총무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개혁을 명분으로 한 흑색선전과 폭로 위협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주 스님(경주사암연합회장)은 최근 한 불교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총무원장 직선제, 멸빈자 대사면, 재가자를 포함한 중앙종회 구성을 9월까지 종단이 수용하지 않으면 원로의원을 포함한 지도층 인사의 비리를 폭로하고 조계사에서 분신, 열반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되지 않는다면 30년 전 대전 버스터미널 근처 ○○여관에서 처녀를 겁탈해 임신시킨 모 스님의 일을 폭로하겠다. 지난해 백양사 도박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뿐만 아니라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등 원정 도박이 만연하고 있다”고 했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설조 스님(전 불국사 주지)은 12일 “원로회의 추대 과정에서 매표 행위가 있었다”며 승랍(출가 햇수) 미달자의 원로 선출과 선거 부정 등을 이유로 원로회의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또 교단 사정에 밝은 이들의 추정이라며 “원로의원 가운데 세속법과 교단 규범을 등진 이들이 8, 9명으로 전체 원로의원 25명의 3분의 1에 이른다”고 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대립각을 세워온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은 “총무원장이 부도덕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출마한다면 어쩔 수 없이 대항마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돈과 성(性), 부정선거와 관련한 폭로들이 쏟아지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해도 종단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들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무원장 선거뿐만 아니라 원로회의와 중앙종회 의원 등 각종 선거 과정이 세속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치러지는 종단의 구조적 문제점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총무원장은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 의원 80여 명을 비롯해 24개 교구에서 10명씩 뽑는 선거인단 240명을 합해 320여 명의 간선제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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