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렉스! 오늘 날씨 갑자기 ‘소 핫’해졌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당겨서 우리 오피스 가는 길에 커피숍에 들렀지.
오 마이 갓! 새로 나온 커피가 있대. ‘아라비카 원두를 갈아 비알레티 모카포트에 우려낸 스트롱 에스프레소’래. 신상 커피 한 모금. 어느새 내가 서 있는 이 스트리트는 뉴욕 맨해튼이 된 듯한 기분이야.
출근해서 노트북을 켜니 A호텔에서 ‘핫 섬머 패키지’ 안내 메일이 하나 왔더라고. ‘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핫 서머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라는 설명이 적혀 있는데 오, 베리 익사이팅한 것 같아. B호텔이 보낸 ‘핫바디 트리트먼트 서비스’ 안내 메일 역시 ‘핫’한 느낌이군.
그 사이 내 아이폰이 울렸지. C디자이너 담당자래. “뉴 라인 론칭 파티쇼 인비테이션 받으셨어요?”라고 하더군.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와 로맨틱한 파스텔컬러가 포인트 아니냐”라고 물으니 “톤 다운된 컬러에 비비드 네온 컬러의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와 비즈와 스톤 장식의 넥 칼라가 돋보이는 페미닌한 투피스가 메인 웨어”라고 답하더군. 뭔지 모르지만 ‘어트랙티브’하지 않아?
오늘 런치는 심플하게 패스트푸드로 결정했어. 와우! 이 패스트푸드점 실내 인테리어 언제 바뀌었지? 완전 ‘월드와이드’하더군. 벽부터 기둥 천장 모든 곳에 영어 단어가 흘러 넘쳐. 점원에게 물어봤더니 ‘글로벌 스탠더드 디자인’이라고 하더군. 색도 ‘스칼렛 컬러’래.
내가 영어에 좀 약하거든. 그런데 내가 아는 단어가 많더라. ‘빅(Big)’ ‘체크(Check)’ ‘페이(Pay)’ ‘마운틴(Mountain)’ 같은 단어부터 ‘더 랜드 이즈 아워 랜드(The land is our land)’란 문장도 있어. 이게 뭔지 점원한테 물었더니 자기도 모르겠대.
뭐 어때, 멋지잖아. 글로벌한 분위기에 취해 난 늘 먹던 ‘불고기 버거’ 세트를 시켰어. 늘 그렇듯 테이크아웃으로.
햄버거를 먹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D백화점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새로 론칭한 와인을 팔더군. ‘코끝을 자극하는 스파이시함으로 시작해 발사믹 향으로 접어들어 바이올렛 향, 토스티 향이 블렌딩된 레드 와인’이래. 부드러운 느낌의 풀 바디 와인. 안 그래도 친구들과 와인 파티 할 건데 잘됐어. 이 와인으로 결정!
근데 풀 바디가 뭐지? 친구한테 SNS로 물어봤더니 ‘보그 병신체’(외국어 외래어를 마구 섞어 쓰는, 토씨만 우리말인 말투) 좀 쓰지 말래. 보그(Vogue)가 유명 패션 잡지인 건 알겠는데 그건 또 무슨 말? 친구한테 물었더니 이렇게 답하더군.
“스투피드하고 덤앤더머한 콩글리시!”
한글보다 영어를 더 잘 쓰는 품격 있는, 아니 ‘엘레강스한’ 분들, 정말 그런 건가요? ‘쿨’해 보이지만 ‘스투피드’한 모습, 알랑가몰라! 아, 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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