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뮤지컬 동경… 이제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4일 03시 00분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으로 생애 첫 뮤지컬 도전하는 강성연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무대연기를 펼치는 강성연은 “가수로 무대에 설 때는 3분 30초밖에 안 됐는데 뮤지컬에선 2시간 넘게 무대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무척 떨린다”면서도 “재즈피아니스트인 남편이 노래 전곡 반주를 녹음해줘서 큰 도움이 된다”며 남편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무대연기를 펼치는 강성연은 “가수로 무대에 설 때는 3분 30초밖에 안 됐는데 뮤지컬에선 2시간 넘게 무대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무척 떨린다”면서도 “재즈피아니스트인 남편이 노래 전곡 반주를 녹음해줘서 큰 도움이 된다”며 남편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과거엔 작품의 영향력이나 배역의 중요도만 보였어요. 그래서 시청률 높겠다 싶으면 막장드라마 같은 작품에도 출연하면서 개연성도 없는 ‘남의 인생’ 살기에 급급했죠. 이젠 제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작품이 주는 메시지나 감동을 중시하게 됐어요.”

배우 강성연(37)이 생애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다. 2009년 SBS 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 이후 4년 만의 연기 복귀작이기도 하다. 이달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창작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밥퍼)’이다.

‘밥퍼’는 최일도 목사 부부의 사연을 극화해 지난해 12월 초연했던 창작뮤지컬. 강성연은 최 목사의 줄기찬 구애에 수녀의 길을 포기하고 그와 함께 청량리 588에서 거지와 창녀들을 위한 ‘다일공동체’를 일군 김연수 시인 역을 맡았다.

“시아버지가 목사님이시고 시집가면서 개신교 신자가 된 것은 맞지만 그런 종교적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심한 것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노래에 대한 갈증 때문에 뮤지컬 무대를 동경해온 데다 대본을 읽고 사람의 소중함, 밥의 귀함을 다룬 내용에 감동해서입니다. 저희 부부가 요즘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 ‘센’ 작품이나 장기 출연작을 피하다 보니 스케줄도 딱 맞아떨어졌고요.”

강성연은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17년차 배우다. 고교 시절 예비 성악가의 길을 걸은 이력을 살려 2000년대 초반 ‘늦은 후회’라는 히트곡을 포함해 2개의 앨범을 낸 가수 ‘보보’로도 활동했다. 그래서 뮤지컬 배우로는 ‘블루칩’으로 꼽힌다.

그는 데뷔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 이후 ‘해피 투게더’ ‘타짜’ 같은 드라마와 영화 ‘왕의 남자’에서 주로 화류계 여성 같은 ‘센’ 역을 많이 맡아왔다. 그러다 2012년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과의 결혼 전후로 ‘착한 배우’가 됐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됐다.

“‘아내가 돌아왔다’를 끝낸 뒤 연기자로서 완전히 방전된 느낌을 받고 가끔 교회를 찾았는데 그 무렵 신랑을 만나 사귀게 됐어요. 그러다 신랑 아버지가 목사라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주변에선 걱정하시는데 저는 ‘(진실한 믿음을 갖게 해줄) 지름길을 만났다’고 쾌재를 불렀죠.”

결혼과 종교생활 외에 탈북여성의 사연을 소개하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의 사회자를 맡은 점도 그의 연기관 변화에 큰힘을 줬다.

“이만갑 첫 녹화 때 웃다가 울다가 나중엔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못 하겠다’고 했는데, 벌써 1년이 됐네요. 하지만 지금도 녹화가 끝나면 매번 같은 충격으로 밤새 한숨도 못 자는 건 마찬가지예요. 그분들 사연을 들어드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게 한편으론 죄스럽지만 지금 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욱 충실히 살아갈 수 있게 된 점엔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긴 했지만 ‘밥퍼’가 종교적 작품으로 오해되는 것은 경계했다.

“‘밥퍼’는 신의 힘이 아니라 인간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현실을 바꿔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또 우리가 먹는 밥 한 공기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뮤지컬이 되도록 제작진과 배우들이 더욱 공들인 작품이니 종교와 관계없이 많이들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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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역으로 서울시뮤지컬단 배우 유미가 번갈아 출연한다. 최일도 목사 역은 강필석, 박봉진이 출연한다. 3만∼6만 원. 02-399-1114∼6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강성연#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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