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늘고 있는 이른바 ‘떼 토크’, 집단 토크쇼를 보면서 자주 하는 생각이다. 수많은 연예인 중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이는 국민MC 유재석도, 강호동도 아닌 조형기 아저씨(55)다.
중년의 나이에 매주 무한 달리기를 할 필요도, 동네마다 찾아다니며 예체능을 하거나 해외 로케이션을 떠날 필요도 없다. 메인 MC가 아니니 시청률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파파라치 매체들도 그와 같은 토크쇼 게스트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는다. 일반인의 자유와 연예인의 혜택을 둘 다 누리는 셈이다.
매일 방송국 스튜디오로 출근해 몇 시간 유쾌하게 웃고 떠들며 맞장구를 치는 직업. 그러면서 적지 않은 돈도 벌어들이는 직업(인지도 있는 게스트는 회당 200만∼500만 원을 받는단다!). 정년은커녕 삶의 연륜은 오히려 플러스가 되기도 한다. 채널A ‘웰컴 투 시월드’는 출연자의 절반이 60, 70대다.
조형기 아저씨의 경우 일주일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월∼금요일 아침 SBS ‘좋은아침’과 토요일 아침 KBS ‘세대공감 토요일’부터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MBN ‘황금알’(월), MBC ‘세바퀴’(토), JTBC ‘닥터의 승부’(일)까지. 밤낮으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토크쇼 게스트는 대략 나이 든 아줌마, 젊은 아줌마, 수더분한 아저씨 세 부류로 나뉜다. 이들은 비슷한 포맷의 토크쇼에 무리 지어 등장한다. ‘세바퀴’에 나온 조형기와 지상렬을 ‘황금알’에서도 보는 식이다.
최근에는 전문직을 비롯한 일반인 게스트군도 형성된 것 같다. 이혼 전문 변호사, 가정의학 전문의, 가족상담 전문가 같은 타이틀을 달고 비슷한 형식의 이러저러한 토크쇼에 등장하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
물론 아무나 게스트가 되는 건 아닐 거다. 대략 지켜본 바로는 방송에 자주 나오는 게스트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재미없는 얘기도 재미있게 들어줘야 하고, 잘난 척 예쁜 척 있는 척 아는 척하는 건 금물이다. 무엇보다 상황에 어울리는 에피소드가 많아야 한다. 자기 얘기면 더 좋다.
한 방송국 PD는 좋은 게스트의 요건을 묻자 “프로의 맥을 잘 짚어야 한다. 횡설수설 자기 얘기만 하면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어디서건 사회생활에서는 분위기 파악이 중요한 거다.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참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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