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글쎄, 해-달-바람이 별님의 딸이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6일 03시 00분


◇요모조모 자연이야기/김경연 엮음·정순희 그림/140쪽·1만 원/한겨레아이들

한겨레아이들 제공
한겨레아이들 제공
해, 달, 바람이 잔칫집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어머니인 별은 혼자 집에 남아 아이들을 기다렸다. ‘날 위해 뭘 갖고 올까?’ 해와 바람은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었다. “아무것도 안 가져왔어요. 놀러 나갔지, 어머니 저녁을 가지러 간 게 아니에요.” 어머니를 위해 산해진미를 챙겨온 것은 달뿐이었다.

화가 난 별 어머니는 해에게는 더욱 뜨거워져 빛이 닿는 모든 것을 태우는 벌을, 바람에게는 뜨겁고 건조한 날씨에 불어 살아 있는 것들이 바싹 마르게 하는 벌을 내린다. 그 대신 달은 영원히 차분하고 밝게 빛나도록 축복했다. 이 이야기는 인도에 전해지는 ‘저녁을 먹으러 나간 해와 달과 바람’이다.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칠레, 시베리아 등지에서 채록한 자연을 다룬 민담 14편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엮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자연현상에 상상력이라는 실로 이야기의 옷을 지어 입혔다. 동양화를 전공한 정순희의 은근한 그림은 생각할 여지를 준다.

몰타의 ‘1월과 2월’ 민담은 왜 1월은 31일까지 있고 2월은 28일인지를 그렸고, 러시아의 ‘4월이 어떻게 3월을 찾아갔나’는 5월에 느닷없이 꽃샘추위가 나타나는 까닭을 소개했다. 헝가리의 ‘샛별’은 부모의 명을 어기고 자기 뜻대로 혼인한 왕자를 지켜주는 노인이 새벽녘 동쪽하늘에 빛나는 별이 된 연유가 펼쳐진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아이들이 총명해지기를 원한다면 옛이야기를 읽혀라. 아이들이 더 총명해지기를 원한다면 옛이야기를 더 많이 읽혀라.”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요모조모 자연이야기#해#달#바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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