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뮤지컬 ‘잭 더 리퍼’, ‘전설의 고향’ 뺨치게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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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7일 02시 35분


사랑에 빠진 한 남자가 죽어가는 자신의 여성을 살리기 위해 악마 같은 살인자와 잔인한 거래를 시작한다.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이야기다.

1888년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매춘부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꾸며진 ‘잭 더 리퍼’는 2009년 국내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매년 막을 올렸고 2012년에는 일본 도쿄 아오야마 극장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한국 최초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토록 ‘잭 더 리퍼’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신선함이다. 무서워서 신선하다. 공연을 보며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귀신이 나오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진흙 같은 어두움 속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 천둥치는 비 내리는 밤, 광기 젖은 눈의 살인마 ‘잭’의 등장, 그리고 핏빛 가득한 살인현장은 한 여름 밤의 무더위도 가시게 한다.

또 이야기가 탄탄하다. 수사관 앤더슨의 사건보고로 시작되는 ‘잭 더 리퍼’는 사건을 따라가는 수사극이다. 1888년과 1881년의 이야기를 오가지만 짜임새 있게 잘 엮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2중 회전 무대’는 한 무대에서 두 공간을 만들어 회전시킴으로 극을 빠르게 전개시켜 관객들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자칫 전체적으로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줄 수 있는 공연을 화려한 앙상블과 넘버로 균형을 맞춰준다.

배우들의 열연도 무시하지 못한다. 사랑을 쫓는 다니엘의 이중성, 광기를 쫓는 잭의 잔인함, 범인을 쫓는 앤더슨의 염세주의, 돈에 대한 욕망으로 살인 쇼(Show)가 지속되길 원하는 기자 먼로를 연기하는데 보통의 내공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믿고 보는 배우’들로 가득하다. 유난히 한 배역에 캐스팅된 배우가 많아 다양한 조합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니엘’의 엄기준과 김다현은 이미 뮤지컬 마니아들이 인정한 실력파 배우로 능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정동하 박진우 성민 이창민 지창욱 등 새로운 스타들의 실력도 기대할만하다. 특히 뮤지컬 ‘라카지’, ‘삼총사’의 이창민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고정 멤버 ‘잭’의 신성우, 김법래와 더불어 소름끼치도록 완벽한 새로운 ‘잭’의 조순창의 열연도 눈여겨볼만하다. ‘앤더슨’ 역에는 이건명 민영기 김준현 박성환, ‘먼로’ 역에는 이희정 강성진, ‘폴리’ 역에는 서지영 양꽃님, ‘글로리아’ 역에는 소냐 김여진 제이민이 캐스팅 됐다. 7월 16일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문의 1544-1555)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엠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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