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3G 라이벌전’ 불꽃 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4일 03시 00분


1970년대生이창호 - 창하오
1980년대生최철한 - 천야오예
1990년대生박정환 - 스웨
8월 중순 온라인 대국 펼쳐

이창호 9단(38)이 세계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것은 1992년. 당시 동양증권배에서 세계대회 최연소(만 16세)로 타이틀을 따냈다.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그 기록 이후 그는 10여 년간 세계 바둑계를 호령했다. 중국에서는 거목 녜웨이핑(攝衛平) 9단이 1989년 잉창치(應昌期)배에서 조훈현 9단에게 무너진 이후 창하오(常昊·37)가 뜨고 있던 정도였다. 이창호는 중국 기사들에게는 거대한 벽이었다. 이창호 타도를 목표로 집단연구가 이뤄졌으나 이창호는 2007년까지 세계대회에서 무려 23차례나 우승했다. 역시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 아직도 이창호에 대한 인기가 높다.

창하오와 이창호는 같은 해(1986년) 입단했다. 창하오가 이창호와 세계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1998년 후지쓰(富士通)배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창호를 이기기에는 힘이 달렸다. 3년 뒤 2001년 잉창치배 결승에서 다시 도전했으나 창하오는 1-3으로 패했다. 그러다 창하오는 2007년 삼성화재배에서 이창호에게 이기며 세계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다. 이어 2009년 춘란(春蘭)배에서도 이창호에게 이겨 타이틀을 거머쥔다.

1970년대생을 대표하는 이창호-창하오 간 대국을 다음 달 볼 수 있게 됐다. 바둑nTV와 중국 게임포털 QQ.com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한중 바둑 30년 대격돌’이 그것이다. 두 기사를 비롯해 1980년대생 대표로 최철한 9단(28)-천야오예(陳耀燁·24) 9단, 1990년대생인 박정환 9단(20)-스웨(時越·22) 9단 등 3종 세트다. 당초 29,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돼 다음 달 중순 개최를 목표로 일정을 조정 중이다.

최철한은 천야오예에게 약한 면모를 보여 왔다. 역대 전적 3승 9패다. 최철한은 2006년 LG배 본선에서 처음으로 패배한 뒤 그해 도요다 덴소배에서는 설욕했다. 하지만 2007년 삼성화재배 예선 패배를 시작으로 무려 8연패를 당한다. 그러다 올해 농심신라면배와 중국 갑조리그에서 2승을 거두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특히 천야오예는 7월 중국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박정환-스웨 대국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박정환은 한국 랭킹 1위고 스웨는 중국 랭킹 2위다. 스웨가 지난해 2승을 거뒀으나 올 들어 박정환이 갑조리그에서 1승을 거뒀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두 기사의 기 싸움이 볼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벤트 대회는 바둑nTV가 중국 게임포털 QQ.com에 둥지를 튼 것을 기념으로 마련한 것으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바둑TV스튜디오와 중국 베이징(北京)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양국 기사가 마우스로 클릭한다. 승자는 500만 원, 패자는 200만 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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