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해진 책, 선풍기 바람 쏘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5일 03시 00분


장마철 책관리와 침수책 복원법

책은 태어날 때부터 수분 10%를 갖고 있다. 그런데 책의 습도가 적정 수준(10%)보다 올라가면 곰팡이나 세균의 먹잇감이 된다. 곰팡이로 망가진 책에 코를 대보니 고소한 종이 냄새 대신 역한 냄새가 난다. 24일 열린 국립중앙도서관 전국 도서관 사서 대상 ‘자료재난 대비 응급조치 요령’ 강의에 참가해 장마철 책 관리 요령을 배워봤다.

장마철 책이 침수됐다면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물에 젖은 채 방치하면 3일 안에 곰팡이가 종이를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가정에선 ‘자연바람 건조’로 책을 살릴 수 있다. 먼저 흙탕물에 침수된 책은 찬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씻은 책 사이사이에 흡습지나 갱지, 키친타월을 끼운 다음 살짝 눌러 물기를 뺀다. 단, 잉크가 묻어나는 신문지는 피해야 한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졌다면 종이 위에 책을 부채 모양으로 세운다. 선풍기 바람을 이용해 말리며 책 사이에 끼운 종이를 주기적으로 바꿔 주면 좋다. 책을 위아래로 자주 뒤집어 주면 변형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의 제본된 부분은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하면 완벽하게 말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 앞뒤에 단단한 송판을 대고 아령이나 벽돌 같은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줘야 한다. 책 표지나 속지가 주름지는 걸 막아 준다.

37일째 장마가 이어진 요즘 같은 날씨엔 책장에 꽂아 둔 책의 습도도 15%에 육박한다고 한다. 책장에 오래 꽂아 둔 책을 한 번씩 꺼내 술술 넘기기만 해도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열린 창가에 서서 선풍기를 등진 채 책을 넘기면 곰팡이 포자를 쉽게 날려 보낼 수 있다. 책을 꽂을 때도 여유롭게 꽂아야 습기를 머금어 부푼 책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책 관리#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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