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오빠들, 간만에 ‘록 폭우주의보’

[임 캐스터의 주말 록페 기상도]<2>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8월 2∼4일·인천 송도 23호 근린공원·국내외 110여 개 팀 참가)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 (8월 2∼4일 경기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국내외 80여 개 팀 참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첫날 헤드라이너는 외국 팀이 아닙니다. 전설의 들국화(위쪽)입니다. 경기 이천 지산월드의 자미로콰이(아래쪽)와 펜타포트의 영국 밴드 마마스 건의 대단한 펑크(funk) 연주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없다는 건 불운입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지산월드 록 페스티벌 제공

○ 8월 2일 비

이번 주엔 무려 두 개의 축제가 인천과 경기 이천에서 동시에 열리는데요. 첫날인 금요일엔 마음의 우산, 단단히 챙기셔야겠습니다.

‘요즘 록 페스티벌에는 진짜 로커가 없다’고 푸념하는 1980, 90년대 록 팬 여러분 계시죠? 서쪽에서 다가오는 상층기압골의 영향으로 인천 상공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겠습니다. ‘시스 곤’의 스틸하트, ‘에이틴 앤드 라이프’의 스키드 로, ‘그것만이 내 세상’의 들국화가 몰려옵니다. 메탈리카 부럽잖은 폭풍 라이브를 들려주는 미국 밴드 테스터먼트가 뿌릴 아드레날린성 폭우를 특히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이천의 밤은 크라잉넛과 미국 밴드 위저가 들려줄 재밌고 신나는 펑크 록으로 절정을 맞겠습니다. 위저의 ‘아일랜드 인 더 선’에 나오는 ‘힙! 힙!’ 하는 반복구 따라하기만으로 두 배 더 신나질지 모릅니다. 전설적인 래퍼 나스의 첫 내한 때문에 이천의 밤은 우박성 비트(beat)로 가득하겠습니다. 스팅의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를 샘플링한 ‘더 메시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쓰인 ‘아이 캔’의 후렴구를 익히고, 힙합사상 최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일매틱’을 들어 보세요.

○ 8월 3일 흐림

오후 늦게까지 비가 계속되겠습니다. 전기뱀장어, 블랙백, 스토리 오브 더 이어, 맨 위드 어 미션(이상 펜타포트)과 장미여관, 해리빅버튼, 디어후프, 댄디 워홀스(이상 지산월드)가 내리던 비는 델리 스파이스(지산월드)와 글라스베이거스(펜타포트)부터 먹먹한 구름으로 수렴하겠습니다. 미국 밴드 스토리 오브 더 이어의 격렬한 사운드와 폭발하는 멜로디, 기타 앰프 위에서 뛰어내리는 스턴트 액션은 놓치지 마세요.

영국 밴드 플라시보(지산월드)와 스웨이드(펜타포트)가 뿜을 짙은 안개도 조심하셔야겠습니다. 후렴구 ‘세니세로! 미 세니세로!’(플라시보 ‘애시트레이 하트’)와 ‘히어 데이 컴, 더 뷰티풀 원스!’(스웨이드 ‘뷰티풀 원스’)가 제창될 때 잠시 소나기가 퍼붓겠습니다.

오후 11시 30분부터는 국내 비틀스 헌정 밴드 타틀스가 2시간 45분 동안 영국 리버풀을 이천으로 옮겨놓겠습니다.

○ 8월 4일 맑음

하루 종일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쬐겠습니다. 인천에서는 미국의 ‘!!!’(칙 칙 칙)과 폴 아웃 보이가 관객들의 막춤과 제자리 뛰기를 유도하겠고요. 이천에는 자미로콰이가 있죠. 총천연색 큐브 퍼즐 맞추듯 신묘한 라이브를 보여주는 도쿠마루 슈고도 빼놓을 수 없겠죠?

펜타포트 행사장은 인천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 서울 밖에서 하는 축제 중 교통이 가장 좋은 편입니다. 레게 스테이지가 매일 따로 운영되는 것도 특이하죠. 지산월드는 서울 잠실과 합정, 경기 용인 분당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오전 4시까지 운영합니다. 예약,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펜타포트: 1일권 9만9000원, 2일권 14만3000원, 3일권 16만5000원(8월 1일까지 5% 할인). 032-433-4595, www.pentaportrock.com

지산월드: 1일권 12만5000원, 2일권 18만 원, 3일권 25만 원(31일 오후 5시까지 10% 할인). 02-322-1273, www.jisanworldrockfestival.com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