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 100년을 꿰뚫는 시선집(詩選集)이 완간됐다. 지난해 9월 한용운 윤동주 김남조 신달자 도종환의 시집 다섯 권으로 시작한 ‘한국대표 명시선 100’(시인생각)이 최근 정호승 함민복 안도현 등 50여 명의 시집을 한꺼번에 발간하며 1년 만에 장정을 마쳤다.
시선집 발간을 주도한 이근배 시인(예술원 회원)은 7일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서정시를 중심으로 친일과 월북, 좌우 이념을 뛰어넘어 모국어를 빛낸 기여도와 시문학사에 끼친 영향을 고려해 시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고시인 48명의 시는 내가 직접 골랐고 생존시인 52명의 시는 시인들이 직접 골랐다”고 했다. 어떤 시인들이 뽑혔을까.
우리말이 핍박받던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시인으로는 김소월 김영랑 이상화 이육사 이상 윤동주가 있다. 월북·납북 시인으로 분류돼 한동안 금기시됐던 정지용 백석 임화 김기림 오장환 이용악도 들어있다. 광복 후 문단을 빛낸 서정주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김수영 박인환 김현승 김춘수도 빼놓을 수 없다.
정치적으로 어두웠던 시절 밤하늘의 별 같은 시를 썼던 신동엽 고은 김지하 신경림 천상병도 있다. 이병기 조운 이은상 김상옥 등 19명의 시조시인도 포함됐다. 노천명 김남조 김후란 허영자 유안진 신달자 김초혜 강은교 문정희 등 여성 시인은 15명이다. 대중의 사랑을 담뿍 받아온 이해인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도 들어있다. 100인에 들 법한데 빠진 시인도 몇 명 있는 듯하다. 이근배 시인은 “기형도처럼 저작권 계약을 새로 하기 힘든 시인은 어쩔 수 없이 빠졌다”며 “완벽하다곤 할 수 없지만 우리 국민이라면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시를 한꺼번에 모아 낸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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