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는 9일 “문화재청이 국립중앙박물관과 메트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외 전시를 위해 반가사유상의 국외 반출을 추가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또 “두 박물관이 포장 운송 과정에서 전시품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조건으로 간곡히 재요청해 문체부가 적극 중재했다”며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존관리가 가장 중요하나 특별전이 문화유산을 알리는 좋은 기회임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변영섭 문화재청장은 10월 29일부터 메트에서 열릴 예정인 특별전 ‘황금의 나라, 신라’에 반가사유상이 포함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의 뜻을 표명해왔다. 지금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약 3000일을 해외로 나가 전시된 바 있어 훼손 우려가 크다는 이유였다. 앞서 문화재청 자문기관인 문화재위원회가 4월 서류 보완 등을 조건부로 가결했으나 문화재청은 이를 청장이 목록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지난달 29일 반가사유상 등 국보 3점의 해외 반출을 불허하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문화재계에서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을 문화재청이 처음으로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토머스 캠벨 메트 관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고 공식 성명까지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메트 관장은 최종 결정 이전에 전시 허용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에 청와대와 문체부가 재고를 요청했으나 문화재청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캠벨 장관은 1일(현지 시간) “매우 실망스럽다. 전시를 진행할지 재검토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파가 거세지자 문화재청은 두 박물관의 재요청을 수용한다는 모양새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2008년부터 기획 준비해왔던 특별전의 ‘얼굴’이었던 반가사유상을 전시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모든 문화재의 안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이 반가사유상과 함께 전시 목록에서 제외됐던 국보 제91호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와 제195호 토우장식장경호는 기존 결정대로 반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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