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상이라는 위상을 강화하고 세계문학의 최신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심사위원회에 합류했습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된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인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과 명예교수(74)는 올해 3회를 맞는 박경리문학상의 가장 큰 변화로 외국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꼽았다. 7명인 심사위원회에 앨버트 겔피 미국 스탠퍼드대 영문학과 교수와 한국으로 귀화한 영국 출신 브러더 앤서니(한국명 안선재) 서강대 영문과 명예교수가 합류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 심사위원도 모두 현대문학 전문가지만 세계문학의 최신 흐름이 국내에 전해지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영미권 문학에 정통한 두 전문가가 심사에 합류하면서 해외 학계의 평가나 문단 경향 등을 심사에 반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리문학상은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강원도와 원주시,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며 2011년 초대 수상자는 ‘광장’의 최인훈 작가였다. 세계문학상을 표방한 지난해 제2회 수상자로는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를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10월 제3회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심사에 한창이다. “위원회 안팎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1차 후보자를 놓고 수차례 논의를 거친 끝에 최종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했고, 현재 심사위원단 전원이 후보자들의 작품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올해 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자 5명은 모두 영미권 작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위원회는 매년 권역별로 바꿔가며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세계문학상을 표방하고 있지만 권역별로 후보자를 한정하는 방식이 심사의 엄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내년에 후보자를 어떤 지역이나 언어권으로 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작품성을 수상자 선정의 최우선 원칙으로 제시했다. “정치성이 개입된 문학상은 권위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뒷말도 많고요.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는 노벨상 근처에도 못 갔지만 작품성 하나만으로 최고의 평가를 받지 않습니까? 정치색은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작품성 하나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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