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Wagner]‘파르지팔’ 한국 초연, 바그네리안의 심장이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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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만나는 바그너·베르디

008∼2012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파르지팔’의 구르네만즈 역으로 호평을 받은 베이스 연광철(오른쪽). 10월 한국 초연에서도 같은 역이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008∼2012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파르지팔’의 구르네만즈 역으로 호평을 받은 베이스 연광철(오른쪽). 10월 한국 초연에서도 같은 역이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바그너와 베르디 덕분에 올해 한국 클래식 무대는 이들의 이름으로 떠들썩하다. 특히 그동안 장대한 규모와 쉽지 않은 내용으로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바그너 작품이 잇달아 무대에 올라 ‘바그네리안’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오페라계 양대 산맥의 탄생 200주년 기념 무대는 연초부터 화려하게 펼쳐졌다. 상반기에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 베르디의 ‘오텔로’ 오페라 콘체르탄테를 호연해 주목받았다. 국립오페라단은 베르디 최후의 작품 ‘팔스타프’와 ‘돈 카를로’를 이미 선보였고, 10월에 바그너의 ‘파르지팔’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다.

10월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하는 ‘파르지팔’은 한국 오페라사에 기록될 공연으로 꼽힌다. 바그너의 ‘최후의 고백’과도 같은 마지막 작품으로 공연 시간이 장장 4시간 반에 이른다. 10월 1, 3,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후 4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1만∼15만 원. 02-586-5282

이번 ‘파르지팔’에서 가장 빛나는 주인공은 세계 바그너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베이스 연광철이다. 유럽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구르네만즈’라는 찬사를 받는 그가 한국 초연에서 구르네만즈를 선보인다. 연광철은 7월 31일 독일 뮌헨 오페라페스티벌 폐막작이었던 ‘파르지팔’(페터 콘비니츠 연출)에서 구르네만즈를 맡아 호평을 끌어냈다.

또 바그너 작품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며 각광받는 메조소프라노 실비아 하블로베츠(쿤드리), 독일에서 한국인 최초로 보탄 역으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3부작 전 작품을 공연한 바리톤 김동섭(암포르타스),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주역 양준모(클링조르), 유럽에서 연광철과 ‘파르지팔’에서 호흡을 맞춘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파르지팔)가 가세한다.

‘파르지팔’의 지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음악감독 및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지낸 로타르 차그로세크가 맡는다. 그와 호흡을 맞출 연출가 필리페 아흘로는 2002∼2007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탄호이저’를 연출했으며,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바그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고, 국립합창단, CBS소년소녀합창단이 참여한다.

베르디의 작품으로는 그의 출세작이자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유명한 오페라 ‘나부코’가 11월 펼쳐진다. 솔오페라단은 이탈리아 모데나 루치아노파바로티 시립극장을 초청해 첫 내한 공연을 마련했다. 11월 8∼10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1월 15∼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만∼28만 원. 1544-9373

1842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초연된 ‘나부코’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빌론에 잡혀간 히브리인들의 억압과 저항의 역사를 그렸다. 나부코는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히브리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킨 신바빌로니아의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이탈리아식 이름이다.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라며 노래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자유를 향한 갈망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 제2의 국가로도 일컬어지는 이 노래는 1901년 중풍으로 쓰러져 사망한 베르디의 장례식장에서도 연주됐다.

그리고르 팔리카로프가 지휘하고, 잔도메니코 바카리가 연출을 맡는다. 바리톤 파올로 코니(나부코), 소프라노 에바 골레미(아비가일레), 테너 레오나르도 그라메냐(이즈마엘레) 등이 출연한다. 불가리아 페스티벌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며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참여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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