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거북목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거북목이란 목과 머리가 허리보다 앞쪽으로 나와 있어 전체적인 자세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때 목뼈는 직선으로 굳어있게 되는데, 거북목을 방치하면 목 디스크에 무리가 와 통증이 생기기 쉽다. 뒷목과 어깨가 결리고 아프기도 한다.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잘못된 자세로 몸에 무리가 생기는 사람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다리를 꼬고 앉거나 짝다리를 짚고 서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생활습관은 척추측만증을 부르거나 어깨가 구부정하게 변하게 한다. 혈액순환을 방해해 온몸에 피로가 쌓이게 하고, 노폐물이 축적되게 해 비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올바른 자세만으로도 몸의 피로와 통증을 해소하고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가꿀 수 있다. 이렇게 올바른 자세를 잡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운동법이 바로 필라테스다. 필라테스는 전신운동을 통해 바르고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주며 관절과 척추를 강화해 준다.
필라테스는 독일인 요제프 필라테스가 만든 운동법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 랭커스터 포로수용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포로들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운동방법을 고안했는데 특히 한정된 장소에서 몸의 균형과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운동법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반복적 동작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강화시키는 운동법을 만들어냈다.
필라테스는 통증 없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며 재활 운동으로도 인기가 높다. 실제로 많은 병원이 골절이나 디스크를 겪은 환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동아일보 주말섹션 ‘레츠’는 독자들을 위해 윤소연 리윰필라테스 원장을 초빙했다. 윤 원장은 가수 손담비와 가희 등 연예인들의 자세 교정을 돕기도 했다.
다음은 윤 원장이 동아일보 독자들을 위해 소개한 필라테스 동작들이다. 필라테스 기구를 사용하는 동작도 있지만 집에서는 밴드 등 생활소품을 대신 써도 된다.
① 준비운동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체온을 상승시켜 몸의 ‘시동’을 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호흡을 통해 체온을 올리면 된다. 윤 원장은 특히 호흡법을 강조했다. 필라테스는 호흡에서 시작해서 호흡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동작을 호흡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호흡법을 잘 익혀두어야 한다.
일단 편안하게 앉아서 밴드를 갈비뼈에 엑스자로 감고 양손으로 밴드 끝을 잡는다. 이때 척추는 반듯하게 세워야 하는데 벽에 등을 붙이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준비가 되면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다. 숨을 들이 마실 때는 어깨가 올려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처음에는 3∼5회, 익숙해지면 5∼10회로 횟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② 거북목을 길고 늘씬한 목으로 만들어주는 운동
거북목에서 벗어나 길고 매끈한 목을 갖고 싶다면 ‘상체 말아 올리기’ 운동을 해 보자.
우선 천장을 보고 매트(또는 이불)에 편하게 눕는다. 척추와 골반은 일자가 되도록 한다. 그 다음에 두 다리를 골반 넓이로 벌려 90도로 세워주고 무릎 사이에는 책을 끼워 간격을 유지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머리와 척주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시는 숨에 턱을 몸 쪽으로 당기고 뒷목이 길어지게 하는 느낌으로 상체를 들어올린다. 이때 시선은 무릎 너머 정면을 멀리 보면 된다. 두 손으로는 머리 뒤의 매트 끝을 잡아 매트를 함께 올려주면 목과 어깨에 과도하게 들어가는 긴장을 없앨 수 있다. 숨을 내뱉으면서 자세를 유지했다가 다시 마시는 숨에 천천히 목과 어깨를 바닥으로 내려주면 동작 완성. 3∼5회 정도 반복한다.
③ 구부정한 어깨를 일자로 펴주고 예쁜 쇄골라인을 만드는 운동
넓은 어깨를 원하는 남성들이나 예쁜 쇄골라인을 갖고 싶은 여성들에게는 ‘코브라 자세’를 추천한다. 먼저 코끝이 바닥을 향하도록 매트에 엎드린다. 이때 이마 아래에 책이나 수건을 대주면 좋다. 척추와 골반이 일자가 되게 하고 팔꿈치를 구부려 손바닥이 귀 옆에서 바닥을 향하게 한다. 다리는 곧게 펴서 발등을 바닥에 밀착시킨다.
준비가 다 되면 내쉬는 숨에 상체를 들어올린다. 앞가슴을 최대한 넓게 펴서 등 근육에도 자극을 줄 수 있게 한다. 다시 내쉬는 숨에 몸을 내린다. 이것을 4∼6회 반복한다. 운동을 할 때 자신의 몸이 고무줄이라고 생각하고 머리끝과 발끝을 길게 늘린다는 생각으로 동작을 해주면 좋다.
▼코브라 자세는 쇄골 예쁘게… 다리 올려 구부리면 각선미 매끈▼
④ 현대인의 병 척추측만증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회사원이나 학생들은 척추와 체형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면 ‘골반 들어올리기’ 자세를 반복해보자.
먼저 매트에 천장을 보고 눕는다. 무릎을 구부린 후 두 다리를 골반 넓이로 벌려준다. 이때 무릎사이에 책을 넣어 간격을 유지해준다. 손바닥은 하늘을 보게 편안하게 내려놓고 내쉬는 숨에 꼬리뼈부터 명치끝까지를 들어올린다. 명치끝부터 무릎까지를 일직선상에 두는 것이 요령이다. 이때 매트는 발바닥 전체로 꼭 눌러줘야 한다. 골반을 들어 올릴 때는 무게중심이 목까지 올라가지 않게 한다. 3∼5회 정도 반복한다. 이 운동은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힙업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골반 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다리를 꼬고 앉아 골반이 틀어진 사람들이 하면 매우 좋다.
⑤ 휜 다리, 오다리에서 벗어나 매끈한 각선미를 위한 운동
소녀시대의 길고 매끈한 다리가 부럽다면 ‘다리 들어 올려 구부리기’ 운동을 해보자.
매트에 척추를 밀착시켜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후 다리를 들어 올려 무릎을 90도로 구부린다. 그리고 발바닥 중간에 밴드를 걸어준다. 발뒤꿈치를 서로 붙여 발 모양을 V자로 만드는 게 좋다. 내쉬는 숨에 발바닥 전체 힘으로 밴드를 밀어낸다.
그 다음엔 엄지발가락을 붙여 엎어놓은 V자를 만들어 본다. 앞과 같이 내쉬는 숨에 발바닥 전체 힘으로 밴드를 밀어낸다. 두가지 동작을 모두 해야 1세트다. 8∼10번씩 해주면 좋다. 이 동작은 무릎부터 발끝까지 일직선을 만드는 데 좋다. 오다리나 휜 다리로 고민인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⑥ 마무리 운동
모든 운동을 끝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인어공주 자세’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뒤 한쪽 다리를 바깥으로 빼준다. 이때 엉덩이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 바닥과 밀착해주는 게 좋다. 초보자들은 엉덩이와 바닥 사이에 책을 끼워주면 동작이 좀 더 쉬워진다.
다음으로 척추를 반듯하게 세워 앉는다. 마시는 숨에 한쪽 손을 위로 들어 상체와 함께 옆으로 숙여준다. 이때 손을 든 쪽 옆구리는 길게 펴줘 스트레칭하고 반대쪽 옆구리는 최대한 구부려 준다. 호흡에 맞춰 차분하게 동작을 반복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양쪽 손을 모두 해야 1세트다. 1세트씩 3회 정도 해주고 발 바꿔 3회를 더 반복한 후 운동을 마무리한다.
글=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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