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Gift]올 한해 힘드셨죠, 알찬 추석선물로 情나누세요

백화점·마트가 권하는 선물세트

롯데백화점이 올 추석을 겨냥해 선보인 한우세트. 올해 백화점 업계는 크기를 기존 한우세트의 절반으로 줄이는 등 합리적 가격대의 정육제품 비율을 크게 늘렸다.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선물 전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업계는 특히 가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받는 이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지만 강한’ 선물로 대목 잡기에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실속을 차리면서도 품위를 지키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이 돋보인다.

1만 원 미만에서 수천만 원까지 가격의 폭은 여전히 넓지만, 20만 원 미만 상품 군이 매우 두터워진 게 특징이다. 유통업계는 전년에 비해 저가상품 비중을 늘리는 한편, 한우 굴비 과일 등 명절선물 인기품목 가격 단속에 적극 나섰다.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물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인상 요인을 없애려고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가릴 것 없이 한우 물량을 크게 늘렸다. 한우는 명절 선물의 ‘고전’으로 통하는 데다 최근 한우사육 수가 증가하면서 한우 가격이 예전보다 싸졌기 때문이다. 특히 10만 원대 한우세트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어획량이 감소한 굴비와 작황이 좋지 않은 과일은 사전 비축이나 산지 확보를 통해 가격 인상폭을 줄였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고급 식료품을 소량으로 포장한 미니 선물세트와 유명 맛집의 솜씨를 담은 선물들도 이색적이다. 불황 탓에 소비 규모를 줄이면서도 만족도를 극대화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치소비족 잡기 나선 백화점들

롯데백화점은 20만 원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과거 55% 정도에서 70%로 확대했다. 가격 상승에 대비해 산지물량을 확보하고 상품규격을 축소하는 등 중저가 선물세트 마련에 주력했다. ‘한우하프정육세트’(8만 원)와 ‘한우하프로스세트’(15만 원) 등은 규격을 기존 한우세트의 절반으로 줄인 실속형. 활전복, 와인, 멸치, 견과류 등도 10만 원 이내에서 세트로 구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대표 한우 브랜드 화식한우를 서울의 유명 음식점 삼원가든의 양념과 제조법으로 조리한 양념구이세트를 내놓았다. 설깃살 3.2kg에 16만 원.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키운 ‘완도 금일도 전복세트’는 12만 원에 선보인다. 강원 양구에서 재배한 친환경사과 ‘산들내음 양구 펀치볼 사과세트’는 9만5000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정육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렸다. 특히 지난해 조기 품절된 ‘행복한우’(12만 원)는 물량을 전년 대비 2배로 늘려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한우세트를 암소로만 제작했으며, 출산 경험이 없는 미경산 암소 비율이 30∼40%라며 품질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사과와 배 등 친환경 과일세트는 산지 직거래를 통해 가격을 지난해보다 5% 낮췄다.

“실속선물은 역시 마트에서”… 가격경쟁력이 올 추석 화두

현대백화점이 올 추석을 겨냥해 선보이는 선물세트들. 현대백화점 제공

갤러리아백화점은 1, 2인 가구를 겨냥한 미니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28g, 50g 등 소량 제품만으로 구성해 가격도 2만∼3만 원대.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무슬리(곡물을 건조해 압착한 시리얼류) 제품, 호주산 와인을 일회용 잔에 포장한 ‘와인앤치즈’ 등이 있다. ‘홍천 고랭지 황금 더덕 세트’(12만 원)와 ‘장수 대왕 사과 세트’(17만 원) 등 산지직송 상품도 있다.

AK플라자는 경기 양평군 개군면에서 자란 ‘개군한우 명품 정육세트’를 15만 원에서 55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선보인다. 제주산 갈치, 완도산 활전복, 태국산 블랙타이거 새우, 노르웨이산 연어를 즉석에서 손질해 제작하는 ‘선어 명품 종합세트’(4kg·25만 원)도 눈길을 끈다. 10만 원 미만의 핸드 메이드 차와 일본산 고급 초콜릿 세트도 있다.

대형마트는 더 싸고 실속 있게

백화점이 중저가 선물 비중을 높이면서 대형마트의 가격경쟁력 확보 노력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마트는 한우를 지난해보다 5∼15%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특히 가격혁명 세트인 한우갈비 2호와 한우혼합 2호의 가격을 추가로 인하해 각각 9만4000원, 8만4000원에 판매한다. 어획량이 감소한 굴비는 사전매입으로 물량을 비축하고,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여 최저가에 도전한다. ‘정가득 한두름 참굴비 세트’(2.1kg)가 5만9900원. 가공 및 생활용품 세트는 3만∼5만 원대 중저가형은 물론 1만 원 미만의 초저가형 제품 비중을 높였다.

홈플러스는 올해 마련한 선물세트 2800여 종 중 70%를 5만 원 미만으로 구성했다. 3만원 미만 선물세트도 1500여 종이나 된다.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우는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려 확보했다. 농협의 한우 DNA 검사 및 잔류항생물질 검사에 합격한 ‘안심한우 1등급 냉장정육세트’(2kg)가 8만5000원.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산 유명 와인을 원목세트에 담은 파이니스트 와인 세트(3만2000∼8만9000원)도 눈길을 끈다.

롯데마트는 10만 원 미만 한우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통큰 한우암소 갈비 정육세트’(2.8kg)와 ‘한우암소 냉장 정육세트’(2.4kg)를 각 9만9000원에 판매한다. 굴비는 사전비축을 통해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격이 내린 옥돔세트 물량을 전년보다 20% 늘렸다. 제주 성산포 수협과 공동 기획한 옥돔 선물세트(2kg)는 5만 원으로 500개만 한정 판매한다. 1만 원 안팎의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40% 늘려 준비했다.

▼육류·와인·굴비·전복… 특별한 고객을 위한 나만의 선택▼

특급호텔 선물 열전

추석을 앞두고 특급호텔들도 선물세트 판매에 나섰다. 육류, 와인에서부터 굴비, 전복 등 명절선물 인기 품목을 고급스럽게 담아내고, 호텔 내 베스트셀러를 선물세트로 구성하는 등 유통업계와 차별화하기 위한 명품 전략이 눈에 띈다. 호텔 임직원의 특별 배송 서비스도 확산되는 추세다.

임피리얼팰리스서울은 올 추석 선물로 명품 와인 2종 세트를 선보였다. 토머스 제퍼슨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의 사랑을 받은 와인 ‘샤토 오브리옹’과 최고의 보르도 스타일로 꼽히는 ‘오퍼스 원’으로 구성됐다. 명품 한우 모둠 세트와 궁중 활전복 장조림, 저염 명품 젓갈 세트, 특선 훈제 연어 와인 세트 등으로 구성된 궁중 선물세트도 있다. 정일품(正一品), 정이품(正二品), 정삼품(正三品)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가격은 5만 원부터 500만 원까지. 캠핑족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명품 국내산 돈삼겹 세트도 처음 선보였다.

롯데호텔서울은 최고의 맛을 자랑하며 소장가치도 높은 고급 주류를 준비했다. 유명 와인 잡지 ‘디캔터(Decanter)’가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와인’ 1위로 꼽은 ‘샤토 무통 로칠드 1945년산’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5700만 원, 단 한 병만 판매한다. 고급스러운 프랑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기프트 카드(1인, 30만∼40만 원)와 라세느 4인가족 패키지(30만 원)도 추천 선물.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은 ‘손맛’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자연을 담은 매실 특선’과 ‘자연을 담은 견과류 특선’ 등 워커힐 R&D센터가 개발한 ‘자연 발효 시리즈’ 상품을 올 추석을 앞두고 처음 선보였다. 당절임, 장아찌, 고추장으로 구성된 매실 특선은 특상품 매실을 이용해 만들었다. 설탕을 최소화한 견과류 특선은 호두강정, 피칸 강정, 오미자 효소 곡물 강정, 포도 스낵 등 4가지 상품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매실 특선, 견과류 특선 각 12만 원. 워커힐이 자체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인 레시피로 만든 ‘장향갈비’와 ‘자연을 담은 홍삼 전복찜’ 등도 있다.

플라자호텔은 호텔 셰프들의 솜씨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도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일식당 무라사키의 셰프가 직접 개발한 소스에 이틀간 재워 만든 ‘무라사키 옥도미 유자양념 세트’(27만∼37만원), 중식당 도원의 ‘도원 불도장’(16만5000원)과 ‘도원 샥스핀 찜’(18만원) 등은 매년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다. 싱가포르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TWG 티 컬렉션’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선물. 1837 블랙티, 얼그레이 젠틀맨, 폴로 클럽, 실버 문 등 다양한 차와 티백, 티포트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다. 가격은 12만∼44만 원.

밀레니엄서울힐튼은 최상급 한우 갈비와 등심, 호주산 와규 갈비, 프라임급 미국산 갈비 등으로 구성한 특선 갈비세트를 선보였다. 가격은 38만5000∼120만 원. 김준열, 구용회 국내 최고의 두 한식 조리장이 직접 개발한 특제갈비소스를 함께 제공한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햄퍼(선물바구니) 세트와 와인 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고급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치즈, 크래커, 올리브, 잼, 초콜릿 등을 함께 담은 와인 햄퍼 세트와, 티&케이크 세트 등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가격은 9만5000∼42만 원까지.

콘래드 서울은 이탈리아 명품 델리 라인 ‘아르마니 돌치’ 선물세트 3종을 선보였다. 각종 잼과 스프레드, 티, 초콜릿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10만 원대에서 30만 원대다.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는 헝가리산 거위털과 300수 최고급 리넨으로 만든 ‘리바이브 침구 세트’를 내놓았다. 전 세계 메리어트 호텔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동일하다. 이불과 이불커버 세트에, 베개, 베개커버, 목욕가운, 목욕타월, 페이스타월 2개씩으로 구성됐다. 135만 원.

기획=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글=구미화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