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스트라이프의 매력, 피카소 '해변에서 공놀이하는 수영객’

  • 우먼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15시 53분


피카소 ‘해변에서 공놀이 하는 수영객’ (1928년, 캔버스에 유채, 16×22cm, 개인 소장)
피카소 ‘해변에서 공놀이 하는 수영객’ (1928년, 캔버스에 유채, 16×22cm, 개인 소장)


요즘, 이런 티셔츠 입은 사람들 자주 보죠? ‘마린 룩’으로 대표되는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피카소가 즐겨 입었던 옷입니다. 두 가지 컬러의 강렬한 선이 반복되는 스트라이프 패턴은 예전에 죄수들이 입었다고 합니다. 선원들이 바다에 빠지면 눈에 잘 띄도록 만들어졌다고도 해요. 유래야 어떻든 스트라이프 패턴이 사랑받는 건 경쾌하고 젊은 이미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의 피카소 사진을 한 번 보세요. ‘스트라이프 패턴을 입을 때만 그림을 그렸나?’ 싶을 정도로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피카소 사진은 많습니다. 늘 어린 아이 같은 감성을 찾았던 피카소와 잘 어울리죠? 사진 속 젊어 보이는 모습도 멋지지만, 앞에 놓인 빵의 배치도 재미있네요. 그의 이런 위트에 반해 여러 여인이 사랑에 빠졌나 봅니다.

피카소의 스트라이프 사랑은 자신의 옷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모래사장에서 공을 갖고 노는 해수욕장의 사람들, 대담한 줄무늬가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합니다. 거인처럼 땅을 울릴 것 같은 큰 발, 하늘에 닿을 것 같은 큰 손, 피카소는 어린 시절 손과 발이 엄청 커지는 꿈을 자주 꿨다고 하는데, 그런 그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네요.
스페인의 아름다운 해변가, 말라가에서 태어난 피카소에게 바다는 이렇게 자연의 에너지, 그 자체였나 봅니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준다”고 한 그의 말처럼 이 기운찬 그림을 보며 여름의 끝자락을 보내고, 힘찬 가을을 맞이하세요.

글쓴이 이지현씨는…
지리학을 전공하고 음악교육학 석사가 된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졸업 후에는 스투닷컴 문화담당기자, 클래식음악 프로그램 작가, 음악 잡지 및 음반에 글을 썼으며, KBS 라디오에서 문화계 소식을 전했다.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학예사 시험에 합격했고, 세계의 유명한 미술관들을 둘러보았으며, 한국방송통신대 신문, 국립현대미술관 월간지 등에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서울시 홍보과에 재직 중. 최근 ‘예술에 주술을 걸다’(한국방송출판)를 펴냈다.

글·이지현 mmimicello@naver.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