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된다. 그러나 자기계발서라고 하기엔 무척 문학적이다. 그만큼 읽는 즐거움이 크다는 뜻이다.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창의적 상상력. 특히 천재적인 창의성이 발현되는 특별한 순간(소위 ‘그분이 오셨다’고 말하는!)과 뇌의 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디자인회사 프록터앤드갬블이 부직포 밀대 청소기 ‘스위퍼’를 개발하는 과정과 팝의 음유시인 밥 딜런이 명곡으로 꼽히는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을 내놓기까지의 뒷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더불어 이 둘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우뇌의 통찰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다. 창의성과 뇌 작용의 관련성을 과학적으로 다룬 책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처럼 생생한 사례가 결합된 서적은 흔치 않다. 정보통신 전문지 ‘와이어드’ 기자이자 뇌 과학 책을 여럿 집필한 저자의 취재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책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의 즉흥 연주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 시인들은 왜 마약을 애용했는지,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아침 제작회의와 이 회사 건물 중앙에 있는 화장실이 집단의 창의성에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도 다룬다.
다만 마감을 앞두고 뭔가 창의적 기획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 책을 든 독자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단기간에 창의력을 키울 구체적인 실천법은 소개하지 않는다. 저자는 오히려 창의성을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독창성과 창의성이 항상 쉽게 번쩍 떠오른다면 피카소가 그렇게 유명해지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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