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35년뒤엔 어류 멸종”… 英 환경기자의 우울한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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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바다/찰스 클로버 지음·이민아 옮김/452쪽·2만 원/펜타그램

올여름을 전후해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을 폭로하고 경계하는 책이 몇 권 있었다. 8월 10일자 책의 향기 프런트 톱으로 소개된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북로드)와 지난주 소개된 ‘플라스틱 바다’(미지북스) 같은 책이다.

영국의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런 환경오염보다 해양생태계 자체가 파괴되다 못해 사막화하는 현실이 더 심각하다고 고발한다. ‘바다의 사막화’라는 역설적 표현이 어떻게 가능할까. 지구를 550번 감을 수 있는 길이의 그물이 매년 바다에 던져지고 인간에게 필요한 양의 40배에 가까운 어류가 포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대서양 양안과 지중해의 세계적 어장에서 물고기 씨가 말라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세계적 어장의 청어와 대구, 지중해의 참치가 그러하다. 저자는 1950년대 해양에 살았던 큰 물고기의 90%가 사라졌고 세계 어획량은 1988년부터 매년 77만 t씩 감소해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갈수록 해산물을 찾는 사람은 늘고 있다. 생선은 멀고 깊은 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에 죄책감이 적어서다. 육식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 중 상당수가 생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이유다. 현 상태라면 2048년경 어류의 멸종까지 예상된다고 한다. 이 책이 해양판 ‘침묵의 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저자는 하루빨리 해양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어획 방식을 규제하고 현재 바다 전체의 1%도 안 되는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또 해산물 소비를 줄이고 양식어업도 규제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이 음식평론가조합에서 수여하는 데릭 쿠퍼 상을 받은 이유다.

책을 읽으면서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며 제철 생선 찾아 먹기에만 급급했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특히 한국이 국제적 불업 어획으로 불법(Illegal) 비보고(Unreported) 비규제(Unregulated)를 뜻하는 IUU 국가로 지정돼 국가적 망신을 사고 있다는 한국해양운동가의 보론을 읽으면 얼굴이 더욱 뜨거워진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텅 빈 바다#어류#환경#해양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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