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기 동안 많은 사람이 에덴동산 주변의 지형을 설명한 성경 구절을 바탕으로 에덴을 ‘추적’해왔다. 성경에는 에덴을 둘러싼 강줄기 하나가 네 개로 갈라져 흐르는데, 이 강의 이름은 각각 ‘비손’ ‘기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라고 나온다. 하지만 고대 지명인 비손 강이나 기혼 강이 어느 물줄기를 가리키는지 분명하지 않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가 현재의 두 강을 의미하는지도 밝혀진 것이 없다.
19세기 말부터 전 세계의 신학자 대학교수 의사 건축가들이 고고학 지리학 역사학 지식을 총동원해 본격적으로 에덴을 찾아 나섰다. 성경에 나온 설명과 최대한 들어맞는 지역을 찾은 결과 25개의 지역이 ‘에덴 후보’에 올랐다. 저자는 전 세계의 고문헌을 샅샅이 뒤져 이들의 가설을 정리하고, 이 중 14곳을 선택해 소개한다.
에덴에 대해 설명한 성경 구절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연구자들은 에덴이 아프리카 북극 아시아 등에 있다고 주장한다. 목사이자 미국 보스턴대 학장이었던 윌리엄 페어필드 워런 교수는 “수백만 년 전 북극은 따뜻한 기후였다”고 주장하며 에덴은 북극에 있다는 의견을 펼친다. 중국의 사회혁명가 사찬태는 몽골사막 한가운데 있는 초승달 모양의 오아시스가 에덴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미국 플로리다 주와 베네수엘라, 에티오피아, 스리랑카에 에덴이 위치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저자는 왜 많은 지식인이 허무맹랑해 보이는 주제에 천착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연구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지도나 사진자료를 수집해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과학적 타당성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또 각 지식인의 주장과 역사적 배경에 어떤 연계가 있는지도 함께 서술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에덴 후보’로 지명된 지역을 세계지도에 표기한 점은 적절했지만, 워낙 낯선 지명이 다수 등장하는 탓에 생소함을 떨쳐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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