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Stage 김현미 기자가 추천하는 이달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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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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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다시 보는 연극 ‘당통의 죽음’

“공화국의 무기는 공포요, 힘은 도덕이오. 공포는 도덕의 부산물이오. 공포는 신속하고 엄격하고 굽힐 줄 모르는 정의와도 같은 것이오.”(로베스피에르)
“여러분은 빵을 원하는데 저들은 여러분에게 사람 머리를 던져주고 있소. 여러분은 목이 마른데 저자들은 여러분을 보고 단두대의 피를 빨아먹으라 하오.”(당통)
프랑스 대혁명 시기, 왕당파와 반혁명분자에 대한 끝없는 학살이 진행되자 혁명의 핵심 지도자였던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이 대립한다. 로베스피에르는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노출하지만, 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이러한 정치적 살육에 염증을 느낀 당통은 술과 여자로 공허함을 채우려다 단두대에서 처형당한다. “이 세상은 혼돈이야. 무(無)야말로 새로 태어날 세계의 신(神)인 셈이지”라는 당통의 말에서 그의 역사적 허무주의를 읽을 수 있다.
독일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는 24세에 요절했으나 ‘보이체크’와 ‘당통의 죽음’ 등 현대 연극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작품을 남겼다. 그의 탄생 2백 주년을 기념해 예술의전당이 선택한 ‘당통의 죽음’은 1986년 김창화 연출로 국내에 초연됐고, 1987년 김철리 연출로 한 차례 더 공연된 후 2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루마니아 출신의 가보 톰파가 연출을 맡고 국내 연극계에서 섭외 1순위라 불리는 실력파 박지일, 윤상화가 각각 당통과 로베스피에르로 출연한다. 젊은 소리꾼 이자람은 극 중 거리극 장면에서 광대이자 해설자로 1인 다역을 연기한다. 11월 3~17일/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문의 02-580-1300

연극 템페스트
2007년 첫 내한공연에서 ‘십이야’로 기립박수를 받은 연출가 데클란 도넬란과 극단 러시아체호프페스티벌이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템페스트’로 돌아왔다. 2011년 초연 당시 미랜더와 퍼디넌드의 결혼식에 낫을 들고 춤추는 러시아 농부를 등장시키고, 프로스페로를 공격하려던 트리큘린을 명품옷을 입고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쓰는 인물로 바꾸는 등 파격적인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10월 1~3일/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문의 02-2005-0114

지컬 구텐버그
중세 독일 슐리머 마을, 양조장에서 포도즙을 짜던 구텐버그가 활자 인쇄기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코믹하게 풀어낸 뮤지컬이다. 구텐버그를 짝사랑하는 헬베티카와 그녀를 이용해 활자기를 없애려는 수도승, 그를 추종하는 젊은 수도승이 등장해 구텐버그를 방해한다. 앤서니 킹과 스콧 브라운 원작의 이 작품은 단 2명의 배우가 20여 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수많은 대사를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뮤지컬 대본 부문과 독특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이래 각종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11월 10일/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문의 02-3485-8700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13회를 맞아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프랑스 초현실주의 연극과 표현주의적 퍼포먼스, 미국의 멀티미디어 연극 등을 집중 소개한다. 특히 개막작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은 ‘잔혹극의 전설’로 불리는 작품으로 프랑스 테아트르 드 라 빌 극장이 제작하고 에마뉴엘 드마르시 모타가 연출했다. 이번이 아시아 최초 무대이며 10월 2~4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그 밖에 미국, 벨기에, 폴란드, 일본 등 7개국에서 참가한 21개 단체가 19개 작품을 선보인다. 10월 2~26일/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등/문의 02-3688-0100

뮤지컬 튜닝이 필요해
집, 차, 핸드백, 쌍꺼풀, 티셔츠, 드럼. ‘모든 것을 세련되게 고쳐주는 ‘튜닝월드’에 한 의뢰인이 찾아와 ‘마음을 고쳐주면 10억원을 주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지난해 ‘힐링 퍼포먼스’ ‘토종 생쇼’ 등 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던 창작 뮤지컬 ‘예술공장쇼’를 기획·제작한 바인프로덕션과 원로배우 임동진이 이끄는 극단 예맥이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다. 라이브 연주와 춤, 영상 등 화려한 볼거리가 대극장 공연 못지않다.
~오픈런/서울 종로구 마로니에소극장/ 문의 02-764-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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