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역사상 가장 많은 이슈가 됐던 장면은 2009년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부부가 함께 등장한 것이다. 이 두 사람이 레드카펫 위를 나란히 걷는 장면은 전 세계 매스컴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 브래드 피트의 전처 제니퍼 애니스턴까지 등장하자 가십 기사가 쏟아졌다. 애니스턴은 보란 듯이 이혼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새 남자친구를 대동하고 나왔다.
시상식 행사 전부터 전 세계 영화팬들은 물론, 패션업계 전체의 관심이 레드카펫 위에서 ‘브랜젤리나(브래드+앤젤리나)’ 부부와 애니스턴이 입을 의상에 집중됐다. 그리고 이들의 의상 리스트는 시상식 당일 아침까지도 공개가 되지 않았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피트는 오랫동안 그의 ‘공식 슈트 브랜드’로 꼽혔던 조르조 아르마니의 턱시도를 뒤로하고 톰 포드의 슈트를 택했다. 졸리 역시 오랫동안 그가 메인 모델로 활동했던 ‘센존’을 입을 것이라는 유력 정보를 뒤엎고 레바논 출신의 드레스 디자이너 엘리 사브의 블랙 새틴 드레스를 입었다.
이날 레드카펫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애니스턴은 발렌티노 드레스를 선택했다. 이를 위해 발렌티노 측은 그녀만을 위한 작은 패션쇼를 열어주었고 애니스턴의 취향에 맞는 수십 벌의 드레스를 제작하는 등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할리우드에선 100m 남짓한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1년을 준비해 하루 만에 치르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부른다. ‘레드카펫: 패션, 아카데미 시상식을 만나다’의 저자 브론윈 코스그레이브는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의 경우 100만 달러 이상의 광고 효과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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