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웃도어 활동을 할때건 도심의 오피스 안에서건 플리스 하나면 걱정 끝. 보온성 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함께 잡을 수 있는 환절기 필수 아이템 플리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유니클로 제공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큰 인기를 끄는 소재가 바로 플리스다. 요즘엔 도심에서건 야외활동을 할 때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보온성이 높은 다양한 플리스 소재 의류를 걸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지 않다. 1980년대에 주로 운동복, 등산복, 스키웨어 등에 국한됐던 플리스가 최근에는 일반 캐주얼웨어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올가을에도 플리스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날이 선선해지자마자 아웃도어 업체들은 물론이고 패션 브랜드들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플리스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플리스로 따뜻함을 즐기고, 트렌드도 따라가며 멋 내는 법을 알아봤다.
도심과 아웃도어를 평정한 플리스
밀레 ‘플리스 글러브’플리스는 폴리에스테르에 부드러운 보풀을 발생시켜 만든 인조 직물이다. 국내에서는 폴리스, 폴라플리스 등으로 다양하게 혼용돼 불리는데, 정확한 명칭은 ‘플리스’다. 폴라플리스(Polar Fleece)는 플리스의 종류 중 하나다. 미국 말덴 사가 1979년 개발한 폴라플리스가 국내에 처음 수입되었을 때 비슷한 종류의 원단을 폴라플리스로 통칭한 것이 굳어진 것이란 설명이다.
플리스는 천연 양털과 유사한 부드러운 촉감과, 공기를 품는 성질이 있어 보온성이 탁월하다. 따라서 주로 동절기 의류 제작에 사용된다. 습기에도 강해 잘 젖지 않으며 수분에 노출되어도 빨리 마른다. 젖은 상태에서도 보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땀으로 인한 체온 손실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그 덕분에 등산을 비롯해 스키나 캠핑 등의 아웃도어 활동에 매우 적합한 겨울철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염색이 잘돼 다양한 색 표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잘 구겨지지 않고 신축성도 좋아 간편하게 휴대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돌돌 말아 가방에 넣고 다니다 필요할 때 어디서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나치게 캐주얼한 느낌의 플리스 제품이 아니라면 사무실에서 오피스룩으로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사무실 내에서 간단히 플리스 재킷을 걸치고 업무를 보는 직장인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
플리스는 따뜻하고 가벼워서 방한용 소재로 알맞지만 방풍 기능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혹한기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별도의 기능성 외피 안쪽에 착용하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플리스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에서 중성세제로 누르듯이 손세탁하면 비교적 오래도록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동물로부터 채취한 털이나 가죽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 및 환경주의자들 사이에서 울(wool)을 대체하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과감하고 다양해진 플리스
플리스는 얇고 가벼운 소재의 특성상 활동성까지 살릴 수 있는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다. 고가의 기능성 방한 의류와 달리 실속 있는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출시한 플리스는 눈에 띄는 컬러감에 계절감이 느껴지는 페어아일 프린트 등 한층 다채로워진 디자인, 그리고 슬림한 핏을 살린 제품이 주를 이룬다.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플리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파는 플리스 소재로 보온성을 높이고 배색 부분에 우븐 패치로 디자인 포인트를 더해 캐주얼한 일상복으로도 착용 가능한 ‘리타르도 플리스 재킷’(19만9000원)을 내놓았다.
밀레 ‘예티 재킷’(16만9000원)은 장모 플리스와 스트레치 소재를 함께 적용해 따뜻함과 활동성을 함께 고려한 제품이다. 안나푸르나를 형상화한 다양한 와펜 장식과 지퍼 디테일로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으며, 동절기 등산은 물론이고 평소에도 캐주얼하게 입기 좋다. 밑단은 스트링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소매도 밴드로 여밀 수 있어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블랙야크의 ‘토로스 재킷’(17만8000원)은 고밀도 방풍 소재와 국산 플리스(블랙야크 자체 소재인 야크웜 소재)를 접목해 방풍성과 보온성을 강화했다. 기계퀼팅을 사용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 패턴 조직의 배색 원단을 덧대 색다른 디자인을 시도했다.
▼ 울 대체 소재… 컬러감 좋고 가격 착해 실속파에게 어필 ▼
플리스는 방한용으로는 제격이지만, 방풍 기능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방한용 외피를 함께 입어주는 편이 좋다. 네파 제공K2의 ‘클라이밍 집티 C3’(11만9000원)는 신축성과 보온성이 뛰어난 플리스 원단을 사용한 클라이밍 라인의 상의다. 자카르 무늬의 플리스와 함께 가벼운 카티온 소재를 사용해 클라이밍 룩을 표현했다.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착용하기 알맞으며, 방풍 기능이 있는 바람막이 등과 함께 입으면 혹한에도 거뜬하다. 여성용으로 나온 ‘FS2 플리스 본딩 재킷’(15만9000원)은 환절기에 착용하기 좋도록 플리스 겉감에 기모 원단을 접착해 보온성을 높였다. 주머니에는 혼방 소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일상, 야외에서 활용하기 좋은 플리스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유니클로는 플리스 재킷과 조끼를 비롯해 셔츠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남성용 플리스 재킷(2만9900원)은 이중 구조의 옷깃 장식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최근 유행인 카무플라주 무늬나 휴일 등에 입기 좋은 눈꽃 무늬 등 다양한 프린트를 사용해 패션 아이템으로도 제격이다. 조끼(2만9900원)도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다. 특히 야외 활동 시에 유용하다. 컬러 블록 디자인으로 악센트를 주었으며 피부가 닿는 목 부분에는 부드러운 감촉의 보아 플리스 소재를 써 착용감이 좋다.
블랙과 그레이 등 모노톤의 코트나 점퍼를 주로 입는 사람이라면 컬러감이 있는 플리스 제품으로 생기 있는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 비비드 컬러에 스트라이프 등 프린트를 사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은 스키니진이나 스커트 등에 매치해 포인트로 삼아도 된다.
플리스 액세서리로 마무리
밀레 ‘예티 재킷’플리스는 재킷이나 조끼 같은 아우터뿐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나 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활용되고 있다. 캠핑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떠날 땐 보온성이 높은 소재의 특성을 잘 활용한 플리스 액세서리를 적절히 활용해 보자.
밀레 플리스 글러브(4만5000원)는 패딩 안감과 니트 플리스 원단을 함께 사용해 보온성을 강화한 장갑이다. 남미의 마추픽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인 프린트와 색상 배합으로 포인트를 줬다. 등산 스틱을 비롯해 물건을 쥘 때 미끄럽지 않도록 손바닥과 엄지, 검지 부분에 인공피혁 패치를 더했다.
네파가 선보인 ‘브리넥워머’(3만5000원)는 플리스 소재를 양면에 각각 써서 양면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윗단을 스트링으로 조이면 비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브랜드에서 플리스를 활용한 홈웨어나 겨울철 보온성을 강조한 양말, 사무실 등에서 사용 가능한 무릎담요와 슬리퍼 등 플리스 액세서리들을 시판하고 있다. 이들 역시 보온성만 높인 것이 아닌, 실용성과 활용도를 고려한 아이템으로 환절기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