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다. 세월의 때를 두툼하게 둘러 입은 나무 전신주가 전시공간을 이리 저리 가로질러 박혀 있다. 11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첫 국내 개인전을 여는 브라질 작가 카를리투 카르발료사(52)의 설치 작품 ‘살라 데 에스페라(Sala de Espera·대기실)’다.
상파울루대에서 건축을 공부한 그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오브제를 재구성해 공간을 변형하는 작업을 해 왔다. 전신주로 쓰였던 8∼12m 크기의 통나무 9개가 전시장 벽을 뚫고 교차한다. 말끔했던 백색의 전시장 공간은 낯설고 혼란스러운 느낌으로 뒤바뀌었다. 카르발료사는 “숲에 있던 나무가 전신주로, 지금은 예술작품의 재료로 쓰였다. 재료의 시간과 의미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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