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다는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한무대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5일 03시 00분


전설의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함께 앙상블을 이룬다. 4대의 가격은 합해서 4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양성식, 나카자와 기미코, 장유진과 김다미. 마스트미디어 제공
전설의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함께 앙상블을 이룬다. 4대의 가격은 합해서 4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양성식, 나카자와 기미코, 장유진과 김다미.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26) 장유진(23)에게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이들은 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쓴다. 일본 카레 전문점 코코이치방야의 창업자인 무네쓰구 도쿠지 씨(65·비영리 민간단체 옐로 에인절 이사장)가 빌려준 바이올린이다. 이들의 인연은 무네쓰구 이사장이 2007년 창설한 일본 나고야 무네쓰구 에인절 콩쿠르에서 비롯됐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 바이올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바이올린이다. 화려하면서도 영롱하고 깊이 있는 소리가 난다고 연주자들은 평한다. 2011년 경매에 나온 1721년산 바이올린은 약 172억 원에 낙찰됐다.

김다미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나고야 콩쿠르에 참가해 우승했고, 장유진은 올해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콩쿠르는 우승자에게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인빌’(1697년산)을 2년간 빌려준다. 김다미는 이 악기로 지난해 하노버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레인빌은 올해 나고야 콩쿠르 우승자인 장유진이 넘겨받았다. 김다미의 재능을 눈여겨본 무네쓰구 이사장은 그에게 스트라디바리우스 ‘로마노프’(1731년산)를 대여해줬다. 김다미는 “하노버 콩쿠르 우승으로 과다니니를 임차했는데 일본에서 받은 바이올린 소리가 더 좋아서 이걸 쓴다”며 “마땅한 악기가 없어 몇 년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정말 고맙다”고 했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진 무네쓰구 이사장은 1978년 나고야 외곽에 개업한 41m²(약 12.5평)짜리 작은 카레가게를 시작으로 외식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 200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 때문인지 2003년 옐로 에인절을 설립해 문화예술 및 스포츠 분야의 꿈나무들을 지원하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이번에 한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13일 전주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5개 도시 투어를 펼치는 에라토 앙상블 연주회를 통해서다. 비발디의 ‘네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귀하다는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가 출동한다. 에라토 앙상블의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의 ‘혼마’(1717년산), 바이올리니스트 나카자와 기미코의 ‘다빈치’(1714년산)가 가세한다. ‘다빈치’도 무네쓰구 이사장이 빌려준 것이다.

에라토 앙상블은 15일 광주 운암동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16일 대구 지산동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7일 부산 수영로 경성대 콘서트홀, 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주한다. 지휘 슐로모 민츠. 2만∼10만 원. 02-541-2512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양성식#나카자와 기미코#장유진#김다미#스트라디바리우스#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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