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은 법이다. 뷰티 전문가의‘예뻐지려면 00하지 마라’는 쓴소리가 귀에는 거슬려도 피부에는 약이 된다. 뷰티 멘토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이 전하는 ‘하지 마라’뷰티 시리즈 제1탄.
“한국 여성이 다른 나라 여성보다 유난히 화장품을 많이 바른다는 통계 자료가 발표되면서 시작된 이른바‘화장대 다이어트’. 잠깐 반짝하는 유행이 아닌,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생 숙제가 돼야 할 화장품 다이어트법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같은 성분 함유한 제품 중복 사용할 필요 없어 매일 아침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치열하게 풀 메이크업을 할 정도로 여성의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끝이 없다. 하지만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체하듯,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도 그 양이 너무 많으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지금 자신의 화장대 위에 있는 제품들을 떠올려보자. 토너, 로션, 에센스, 크림은 물론 퍼스트 에센스, 아이크림, 안티에이징 크림, 자외선 차단제 등 기능성 제품까지. 그 제품들을 모두 발라 한층 두꺼워진 피부 위에 또다시 메이크업 제품을 단계적으로 바르고 있진 않은가?
화장품 제조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O/W(Oil in Water)’로 물층에 오일을 부어 만드는 수분 베이스의 산뜻한 타입과,‘W/O(Water in Oil)’로 오일층에 물을 부어 만드는 유분 베이스의 묵직한 타입이다. 이때 두 층이 잘 섞이도록 유화제 및 안정화제로 사용하는 것이 화학물질 합성 폴리머다. 폴리머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약간 녹는 것, 녹지 않는 것으로 나뉘는데 위의 두 가지 제조법에 어떠한 폴리머를 넣느냐에 따라 제품 점도나 제형이 달라진다. 알고 보면 토너, 로션, 에센스, 크림으로 이어지는 4단계 기초화장품은 제품의 점성과 탄성을 결정하는 폴리머를 얼마만큼 섞느냐에 따른 농도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동일 성분인 경우가 많다. 화장대 다이어트를 위해 먼저 살펴봐야 할 것도 바로 이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같은‘라인’의 제품을 써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비슷한 성분을 가진 제품을 중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제품을 바르는 과정에서 한 제품이 미처 흡수되기도 전에 겹겹이 덧발라 제대로 흡수되지 않은 제품이 피부 위를 겉돌면서 모공을 막아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제품을 그 정도는 발라야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제품을 여러 가지 발라 피부가 수분을 머금었다기보다는 제품 속 함유된 폴리머 덕택인 경우가 많으므로 착각은 금물이다. 같은 성분을 함유하면서 제형만 다른 제품은 함께 사용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형을 선택해 토너와 에센스, 토너와 로션, 토너와 크림의 조합으로 단계를 줄여 사용해도 충분하다. 에센스, 로션, 크림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피부에 가장 필요한 한 가지 기능 제품을 고른다. 개인적으로 그 한 가지는 모든 피부 관리의 시작이 되는 보습 기능을 추천한다. 화이트닝, 안티에이징 등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면 아침, 저녁 혹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제품을 교체해 사용하거나, 일주일에 1~2회 정도 잠들기 전 그에 적합한 팩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피부는 스펀지가 아니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 중 일정량의 유효 성분이 흡수되고 나면, 나머지는 흡수되지 못하고 백이면 백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만든다. 지금껏 나도 모르게 피부에 과식을 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고, 오늘 저녁부터 당장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 한두 가지 정도만으로 화장대를 정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은… 와인 피부과성형외과 피부과 전문의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뷰티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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