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뿔이 달린 가면. 숲의 정령을 표현한 가면으로 특히 마을에 위기가 닥쳤을 때 의례에 사용했다. ⓒmusee du quai Branly
중앙아프리카 대륙의 젖줄, 콩고 강에서는 어떤 문화가 번성했을까.
잠비아 초원에서 발원해 적도를 따라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콩고 강(4700여 km)은 아프리카에서 나일 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원래는 수렵채집 문화권이었으나 약 3000년 전부터 농경민인 반투족에 속하는 부족들이 강을 따라 터전을 잡으며 고유한 문화를 형성했다.
22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콩고 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은 콩고 강 유역의 역사가 깃든 유물 71점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특별전에서 소개하는 예술품들은 모두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재.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아프리카로 간 유럽인들이 수집한 것들이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아프리카의 신비하고 이색적인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의 큐비즘(입체파)이나 앙리 마티스, 모리스 드 블라맹크의 포비즘(야수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전시품들은 인간의 형상을 그대로 옮긴 듯한 조각상들이 많다. 양성혁 학예연구사는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조상 숭배’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신앙이자 관습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콩고 강 부족들은 선조의 뼈를 유골함에 보관하고 주위에 조각상을 만들어 세워 이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겼다. 유물 ‘은킨시 은콘디(강한 힘을 지닌 조각상이라는 뜻)’나 ‘수호자상’ ‘선조상’이 모두 이에 속한다.
이에 비해 가면은 각종 의례와 연관이 깊다. 성인식이나 농경의례에서 다양한 신과 정령이 깃드는 매개체로 활용되거나 부족 내 위계질서를 대변하는 상징물로 이용됐다. 상아나 나무로 제작하는데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가 풍긴다. 이들에게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행위는 부족 공동체의 통합을 구현하기 위한 엄숙한 의식이었다. 여성을 표현한 유물이 많은 것도 콩고 강 예술품의 특징이다. 적도 아래 지역에 모계사회가 많았던 역사적 배경이 한몫했다. 하지만 부계사회라 해도 공통적으로 여성을 ‘우주를 넘어오는 조상의 넋을 받아들이는 중재자’로 인식했기에 여성에게 상당한 권위를 부여했다고 한다. 2014년 1월 19일까지. 무료. 02-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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