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켄터키주 시골에 위치한 주유소를 개조한 작은 식당은 한 사람의 집념과 아이디어로 전세계에 매장이 있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KFC의 설립자 커넬 샌더스가 그러했듯, 대한민국에도 자신만의 비법과 노하우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제2의 커넬 샌더스’를 꿈꾸는 이가 있다.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오픈해 남심까지 사로잡은 카페 레이어스 백종길 대표가 그렇다.
착한 타르트를 꿈꾸다 젊다면 아직 젊은 서른 살의 나이. 정통 타르트 카페 ‘레이어스’의 오너, 백종길 씨는 오늘 하루도 정성을 다해 타르트를 굽고, 필링을 만든다. “비행접시 같은 타르트 틀 위에 맛과 모양이 천차만별인 필링을 얹는 재미가 있어요. 제 타르트를 먹는 사람의 입맛과 취향을 상상하고, 연구하게 되죠.” 그의 노트에는 아이디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인 타르트의 매력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 카페 창업을 결심했을 때는 전국적으로 커피 프랜차이즈가 성업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남과 다른 차별성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다. 본래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 처음 보는 음식에 과감히 도전하고,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직접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던 그였다. 창업 아이템을 연구하던 중 유학 갔을 때 비싸서 자주 먹지 못했던 타르트가 생각났다. 우리나라에도 타르트 붐이 일긴 했었지만, 가격 대비 맛과 품질에 한계가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있는 타르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한 재료, 선택의 폭을 넓힌 다양한 레시피 등을 개발하기로 결심했죠.”
뚝심으로 일궈낸 카페 레이어스 타르트 카페를 준비하면서 집에서 직접 오븐기를 사서 만들어 보고 시식도 했지만, 막상 매장에서는 집에서와 같은 맛이 나지 않았다. 이대로 손님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오픈을 미룬 채 밤낮으로 연구하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은 끝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타르트는 온도나 농도에 따라 맛이 달라질 만큼 민감한 디저트예요. 애착을 가질수록 맛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 이후에는 실수와 반복의 과정도 감사히 받아들이게 됐죠.” 개당 5천원 가까이 하는 비싼 타르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재료에도 신경을 썼다. 합성착색료가 아닌 천연 바닐라빈을 사용하고, 매일 소량씩 갓 구운 타르트만을 내놓았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카페는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금은 고객들이 많이 알아주시지만, 처음에는 천연 바닐라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광고를 하지 않아 곰팡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 매장 내에는 20여 종의 타르트를 진열해 달달한 맛을 싫어하는 남자도 만족할 만큼 선택의 폭을 높였다. 지금은 카페의 간판 메뉴가 된 에그 타르트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달걀의 비린 맛과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크게 신경 썼다. 숱한 실험과 시도 끝에 백 대표만의 레시피를 개발한 것. 고소하고 담백한 타르트 틀의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전용 오븐기와 설비 시설도 들여왔다. 지금은 입소문난 타르트 카페를 이끄는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다. “실패하는 사람의 몸에는 못된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는데 그 벌레의 이름은 ‘대충’이라는 이야기를 마음 속에 새기고 살아요. 순간의 편안함을 위해 대충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할 수 밖에 없어요. 끊임없이 노력하면 손님들이 알아주실 겁니다.” Info 카페 레이어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IT 군단을 사로잡은 정통 타르트 카페. 당일 직접 구운 20여 종의 타르트를 소량씩 판매하며, 합성착색료가 아닌 천연 바닐라빈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이어스의 간판 메뉴인 ‘에그 타르트’부터 단것을 기피하는 남성들을 위해 당도를 낮춘 ‘호두 타르트’와 상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청포도 타르트’ 등이 인기.
주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345-50 IT 프리미어 타워 1층 전화번호 070-8813-0930 영업시간 월~금 08:30~20:00, 토요일 08:30~16: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글·이수영<우먼 동아일보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swim1020@hanmail.net> 사진·현일수<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문의·레이어스 타르트 앤 커피 팩토리 02-717-4967, www.layerst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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