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전보에서 우변 ○로 둔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백의 응수로 생각할 수 있는 게 참고 1도처럼 백 1로 받는 것이다. 그러면 흑이 2, 4로 계속 밀고 들어온다. 결국은 백 5로 받아야 하는데 흑 6으로 두어 잡으러 온다. 백 9부터 백 13으로 두어 봐도 흑 14부터 흑 20까지 되면 백이 낭패다. 이것이 ○의 효과다.
조인선 3단은 이 같은 수단을 읽고는 108로 우상귀에서 살아둔다. 홍성지 9단은 그 틈을 타 109를 선수한 뒤 113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이제 우변 백 대마는 근거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됐다. 백의 열세다.
백은 114, 116으로 자세를 잡으려 한다. 흑은 다시 117로 침착하게 백의 근거를 없앤다. 이제 백돌은 한 집도 없이 공중에 붕 뜬 모양이 됐다.
조인선은 승부수를 띄운다. 124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두면 흑 2, 4로 끊어 잡아 오히려 백이 젖힌 수가 손해가 된다. 이래서는 흑에게 쫓기다가 패배한다.
이어 126으로 변화를 구했다. 우변을 죽이고 상변 흑 대마 사냥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올인 작전이다. 그 와중에 흑은 125로 백 대마를 잡고 127로 우변을 확실히 지켜둔다. 상변 흑만 온전하면 흑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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