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강아지나 고양이를 ‘애완동물’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물이나 물건을 좋아해 가까이 두고 즐긴다는 ‘애완(愛玩)’이란 단어에서 보듯 곁에 두고 보는 즐기는 대상 정도로 여겼다면 최근에는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로 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애완동물’이란 말 대신 ‘반려동물’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데에도 ‘방법’이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점들을 정리했다.
나도 한 번 키워볼까?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 꼭 확인해야하는 것 중 하나는 개나 고양이를 키울 환경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가족 중에 개털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이 사는 집이 반려동물에 적합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나 공동주택에 살면서 몸집이 큰 개를 기르면 운동량 부족 등 문제가 생긴다.
경제적 여건도 주요한 고려 대상이다. 애견 전문가들은 한 달 평균 반려동물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사료비와 간식비, 미용비 등을 포함해 최소 5만∼10만 원 정도라고 본다. 이 밖에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이나 장난감,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아플 때 병원에 가는 비용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도 생각해야 한다. 특히 개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동물이어서 혼자 사는 20, 30대들 중 일이 바빠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긴다.
사회화 교육이 필요한 시대
입양이 결정되면 동물의 건강 상태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화’ 유무다. 강아지에게 1년은 사람의 7∼15년과 같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강아지에게도 통한다.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배변 가리기부터 함부로 짖지 않기, 물지 않기, 공격하지 않기 등의 기초 훈련을 받아야 남은 기간 동안 더불어 잘 살 수 있다.
강아지를 입양할 때 ‘강아지 교실’에서 기초적인 사회화 교육을 받게 하는 일본이나 영국처럼 한국에도 반려동물 사회화 교육 기관이 최근 생겨나고 있다. 동물병원 ‘이리온’에서 운영하는 강아지 교실이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애견연맹인 영국의 ‘케널 클럽(The Kennel Club)’의 ‘좋은 시민 개 만들기(Good Citizen Dog Scheme·GCDS)’ 과정을 수료한 반려견 교육 담당자가 예절 교육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의 예절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점으로 알맞은 시기에 칭찬을 하는 것을 꼽는다. 보호자 중 상당수는 반려동물이 가만히 있거나 착한 일을 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사고를 쳤을 때 즉각 반응을 한다.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반려동물의 경우 혼나는 일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보호자가 화내는 것을 ‘관심’이라고 판단해 말썽을 더 부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예방접종·정기 검진은 필수
강아지는 홍역, 파보바이러스 장염, 전염성 간염, 광견병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고양이의 예방접종 질병은 호흡기 증후군과 전염성 비기관염 등이다. 산책도 별로 하지 않고 다른 동물을 만날 기회가 없어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반려동물 보호자들도 있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옮겨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기 검진도 중요하다. 아픔을 참고 견뎌내려는 습성을 가진 반려동물도 상당수 있어 건강 상태를 잘 모르고 지나칠 우려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1년에 한 번은 신체검사, 혈액검사, 영상진단, 심전도, 혈압체크, 소변검사를 포함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동물의 첫 1년은 사람의 15세, 이후의 1년은 5∼7년에 해당돼 ‘1년에 1회’가 잦은 것은 아니다. 열 살이 넘은 노령 동물은 1년에 2회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페티켓(Petiquette)을 지킵시다
동물을 학대한 사람의 사례가 ‘톱 뉴스’가 될 정도로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이나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과거에는 강아지와 산책할 때 강아지가 대변을 봐도 주인이 배변 덩어리를 치우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금은 그냥 놔두면 벌금을 무는 시대다. 목줄을 매지 않아도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에티켓’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지켜야 할 것들, 이른바 ‘페티켓(Pet+Etiquette)’이 중요해졌다. 자기 개의 배설물은 자기가 치우고, ‘생명줄’로 불리는 목줄을 채워주고,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 살 때는 교육을 시켜 시끄럽게 짖거나 이웃 주민을 공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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