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으로 늘면서 애완동물을 위한 ‘봉안묘(奉安墓)’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봉안묘는 분묘 형태의 봉안 시설로 애완동물의 유골을 정원이나 공원 등에 놓아두고 추모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최근에는 애완동물 장례산업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애완동물에 수의를 입히고 입관, 화장, 유골 인도 등을 하는 애완동물 장례식과 애완동물의 유골을 모아서 안치하는 애완동물 납골당 위주로만 관련 산업이 형성됐었다.
이번에 애완동물 봉안묘를 제작한 제성석재의 김재일 대표는 1990년대부터 일본에 납골묘와 봉안묘 등을 수출해 왔다. 그는 자신이 납품한 봉안묘가 잘 설치됐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본에 출장을 갔다가 깜짝 놀랐다. 봉안묘가 사람이 아닌 애완견용으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누 하카이시(犬墓石)’로 통용되고 있었다.
“봉안묘에 큰 대(大)에 점 하나 찍힌 견(犬)이 떡하니 써있는 것이에요. 애완견 봉안묘는 처음 봤는데 신기했어요. 한국에서도 애완동물 봉안묘가 인기를 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귀국하자마자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는 딸에게 일본의 애완견 봉안묘에 대해 얘기했고, 딸은 애완동물용 봉안묘를 디자인했다. 이 애완동물 봉안묘에는 ‘사랑하는 메리가 잠들다’와 같은 추모 문구와 애완동물의 탄생일 및 사망일을 새겨 넣을 수 있다.
김 대표가 제작한 애완동물 봉안묘의 가격은 개당 60만 원 선. 그는 “일본에서는 봉안묘를 베란다나 정원 등에 놓고 애완동물을 추모하기도 한다”며 “애완동물 납골당에 주기적으로 관리비를 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봉안묘는 별도의 관리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애완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간주돼 폐기물 처리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야 하는 것이 원칙이며, 동물병원 등에서 질병 등으로 죽었을 때는 감염성 폐기물 처리장에서 소각해야 한다.
“가족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견이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제는 봉안묘에 예를 갖춰서 애완동물을 보내주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애완동물 봉안묘를 다음 달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단법인 한국펫사료협회 주최로 열리는 ‘대한민국 펫산업 박람회(K-PET FAIR) 2013’에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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