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겼다면 향수부터 뿌려보자.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향기를 내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한층 매력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 병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향수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향수는 개인의 취향을 은밀하면서도 뚜렷하게 나타내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차가운 공기가 향기를 청명하게 전해주는 겨울은 특히 ‘향수의 계절’이라고 할 만하다. 향수는 회사에 갈 때도, 데이트할 때도 일년 내내 뿌리는 것이긴 하지만 연말 분위기가 팍팍 나는 향수 하나쯤은 필수다. 요즘 출시되는 신상품 향수들은 여성스러운 꽃향기에서부터 재스민의 달콤한 향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향수병부터가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 ‘A style’의 2남2녀 기자들이 올가을겨울 신상 남녀 향수를 직접 써봤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 여성향수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프리티 페이스 에디션’=톱 노트(향수를 뿌린 후 10분 전후까지의 향)는 라일락과 시실리안 레몬, 미들 노트(향수를 뿌린 후 30∼60분 사이의 향)는 녹차 잎, 베이스 노트(향수를 뿌리고 2, 3시간 이후의 향)는 시더우드와 화이트 머스크다. 병에 프린트된 장난스럽고 독특한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드퍼퓸(향이 무거운 향수), 50mL 8만3000원.
레페토 ‘레페토 오드투알레트’=로즈 에센스와 오렌지 블러섬이 조화를 이뤄 부드러움과 섬세함, 세련미를 갖춘 레페토의 첫 향수. 오드투알레트(향이 가벼운 향수), 80mL 12만5000원. 안나수이 ‘라비드보헴’=톱 노트 장미, 미들 노트 핑크 프리지아, 베이스 노트는 타르트 라즈베리와 쉬어 머스크를 사용. 장미 위에 나비가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향수병이 매력적이다. 오드투알레트, 75mL 10만5000원.
엘리자베스아덴 ‘언톨드’=치자나무 꽃잎과 이집트 재스민이 로맨틱하고 세련된 향기를 선사한다. 동시에 앰버와 머스크 향기로 관능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오드퍼퓸, 30mL 5만9000원.
클로에 ‘로즈 드 클로에’=장미를 갓 잘랐을 때 채취한 로즈 다마시나 에센스를 주원료로 사용해 상쾌하고 섬세한 장미향이 특징이다. 오드투알레트, 75mL 15만 원.
꾸레쥬 ‘블랑 드 꾸레쥬’=톱 노트는 아이리스 페탈과 핑크 페퍼콘, 리치. 미들 노트는 센티폴리아 장미. 베이스 노트는 머스크. 발랄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오드퍼퓸, 50mL 8만7000원.
◇ 남성향수
버버리 ‘버버리 브릿 리듬 포 힘’=강렬한 버베나 향에 블랙 레더와 시더우드의 향이 더해져 강렬한 향기를 품은 향수. 오드투알레트, 90mL 11만7000원.
베르사체 ‘에로스’=사랑, 열정, 야망을 콘셉트로 한 남성 향수. 톱 노트는 민트와 레몬. 미들 노트는 통가빈 바닐라, 엠버리, 제라늄 플라워. 베이스 노트는 바닐라빈, 오크우드, 세더우드. 오드투알레트, 100mL 11만8000원.
아닉구딸 ‘오 드 무슈’=고품격 남성 향수. 프루티 시프레 향을 기본으로 첫 향은 만다린과 베르가못의 시트러스 노트로 시원하지만, 점차 민트와 주니퍼의 우디한 향기로 따뜻함을 선사한다. 오드투알레트, 100mL 20만2000원.
크리드 ‘어벤투스’=나폴레옹 황제를 기리는 뜻에서 탄생한 남성 향수. 나폴레옹이 살던 프랑스 코르시카 섬에서 공수한 블랙커런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 오드퍼퓸, 75mL 34만8000원.
▼ 상큼 섹시 황홀한 특급 향수들, 연말 개성표현 필수품으로 ▼ 2남2녀 기자의 평소 향수 타입
김현진=평소 후각이 예민해 향을 비교적 잘 구분하는 편. 조말론의 ‘라임 바질&만다린 코롱’과 ‘블랙베리&베이코롱’을 주로 사용.
황수현=외출할 때 잊지 않고 향수를 뿌리기 위해 신발장 위에 향수를 보관한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향기의 향수를 좋아하는 편. 랑방의 ‘에끌라 드 아르페쥬’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김범석=평소 ‘클린’의 향수 시리즈를 즐겨 쓴다. 비누향기가 나는 제품을 선호한다. “너 향수 뿌렸지?”라고 추궁당하지 않을 은은한 제품, 갓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와 비슷한 향을 내는 제품이 좋다.
권기범=묵직한 향 보다는 가볍고 자연스러운 향을 좋아한다.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 ‘불가리 블루 뿌르 옴므’ ‘불가리 뿌르 옴므 익스트림’ ‘버버리 터치 포 맨’ 등을 좋아한다. 2남2녀 기자의 별별 평가
랑방 ‘에끌라 드 아르페쥬 프리티 페이스 에디션’
김현진=라일락 향이 난다. 향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친근한 여성의 이미지. 장난스러운 일러스트가 패키지에 그려져 있어 귀엽고 소장하고 싶은 느낌을 준다.
황수현=랑방 향수하면 2011년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당시 합숙 때가 생각난다. 하루의 피로를 랑방 향수로 풀곤 했다. 특유의 달콤함과 따뜻함이 잘 어우러진 향기가 난다.
김범석=전형적인 여성의 향수. 은밀한 향기, 스킨십을 했을 때만 맡을 수 있는 향.
롤리타 렘피카 ‘미드나잇 프래그런스’
김현진=바닐라 향이 많이 나는 따뜻한 향기. 크리스마스 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
황수현=동화 속 공주가 뿌렸을 법한 향수. 전형적인 롤리타 렘피카의 향. 롤리타 렘피카 향을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추천.
김범석=너무 대중적인 향수. 특징이 없다는 것이 단점. 신제품인데 새롭진 않다.
권기범=야생화 밭에서 갓 나온듯한 꽃향기. 허브의 달콤한 향과 자연의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레페토 ‘레페토 오드투알레트’
김현진=발레리나가 떠오른다. 또 30대 중반의 성숙미를 풍기는 여성도 떠오른다.
황수현=향수병 자체가 여성스럽다. 따뜻한 핑크색의 리본이 눈을 사로잡는다. 장미향이 코를 사로잡는다.
김범석=요정이 떠오른다. 가냘픈 여성들이 뿌리면 어울릴 것 같다. 강수지, 하수빈 등 청순한 연예인을 연상시킨다.
권기범=병에서부터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향수. 발레리나의 슈즈가 생각나는 병.
안나수이 ‘라비드보헴’
김현진=동화 속 팅커벨이 이런 향수를 뿌리지 않을까. 발랄하고 사교적인 여성이 뿌릴 것 같은 느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에게 잘 어울리는 향기.
황수현=나비모양의 뚜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급 살롱에서 맡을 수 있는 샴푸의 향과도 비슷. 은은한 과일향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김범석=새로운 향과 청량감이 돋보이는 향수. 맛있는 향기가 난다. 정말 더울 때 음료수나 쭈쭈바를 먹는 느낌. 스포츠센터를 즐겨 다니는 여성들이 즐겨 뿌릴 것 같다. 병이 장미 모양이어서 우아한 여성의 이미지가 있는데, 향기는 스포티해 반전의 매력.
권기범=공주님 방에 있을 법한 향수. 케이스가 장미꽃 위에 내려앉은 나비를 형상화한 것인데 정작 향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어 아쉽다.
엘리자베스아덴 ‘언톨드’
김현진=달콤한 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향긋함이 떠오른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공효진이 생각난다. 어린 소녀가 꽃다발 들고 사과밭에 서있는 느낌. 독립적인 여성보다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성의 느낌.
황수현=남자친구에게 보호받고 싶은 날이라면 이 향수를 뿌려도 좋을 듯. 남자친구가 심드렁하다면 이 향수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을 어떨까. 김범석=신비로운 향기의 향수. 첫 향은 초콜릿 향취를 풍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 향이 강하게 난다. 반전의 매력이 있는 여자, 외모는 평범하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여성이 떠오름.
권기범=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사랑스런 향수. 여자 친구가 생기면 처음 사주고 싶은 선물.
클로에 ‘로즈 드 클로에’
김현진=미국 서부와 남부의 향을 담은 향수. 20대 초반의 여성이 떠오른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귀엽고 착한 여성. 황수현=전형적인 장미향.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추천한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 때 잘 어울리는 향수. 멋 부리는 여고생의 느낌.
김범석=여자, 여자, 여자 향수. 도시적이고 현대여성의 느낌 보다는 60년대 약간 복고적인 피넛걸이 떠오른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2006년도 콘셉트가 떠오른다.
권기범=처음부터 끝까지 장미. 장미로 시작해서 장미로 끝나는 향수.
꾸레쥬 ‘블랑 드 꾸레쥬’
김현진=평소 못 맡아본 독특한 향. 힘 있는 여성이 떠오른다. 권력이든 재력이든 미모든 ‘한 방’이 있는 여성이 뿌릴 듯한 향수. 휴대하기도 좋고 병 디자인도 좋다. 자꾸 뿌려도 질리지 않고 도회적인 느낌.
황수현=꾸레쥬의 이름에 어울리게 향도 전형적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이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향. 달콤한 향에 질린 여성이라면 이 향수를 추천한다. 남성이 써도 좋을 듯.
김범석=향수병도 향기도 매니쉬한 느낌. 여성스러운 향수만을 좋아했던 여성들에게는 이미지를 바꿔 변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듯. 시크한 느낌의 매력적인 향이다.
권기범=디자인이 독특해 첫인상이 매우 좋다. 첫 향은 코가 싸할 정도로 시원하다. 장미 꽃 향기가 일품이다.
버버리 ‘버버리 브릿 리듬 포 힘’
김현진=영국 사람들이 떠오른다. 영국 여행을 자주 갔는데 유로 스타에서 많이 맡아 봤던 냄새.
황수현=지하철 타면 흔하게 맡는 향기. 소개팅 남성에게서 한두 번쯤은 맡아 봤던 향이다.
김범석=양파 같은 향수. 까면 깔수록 새로운 향기가 매력적이다. 버버리 특유의 묵직한 향과 상큼한 잔향이 인상적이다.
권기범=아무 향수나 골랐다가 낭패를 보고 싶지 않다면 이 향수를 추천한다. 향이 좀 독한 편이다.
베르사체 ‘에로스’
김현진=수염이 덥수룩한 이탈리아 남자가 떠오른다.
황수현=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향수. 아베크롬비 향수와 향기가 비슷하다.
권기범=목욕탕에서 막 나온 쾌남의 향기.
아닉구딸 ‘오 드 무슈’
김현진=외유내강형의 향수. 남자향수라면 묵직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화학적인 향 보다는 자연적인 향기가 나서 좋다.
황수현=향을 맡는 순간 레몬사탕이 떠올랐다. 코로 사탕을 먹은 느낌이랄까. 사탕의 상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김범석=대중적인 레몬향. 선물을 할 때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 것 같아 선물용으로 좋을 듯하다.
권기범=본인의 정체성을 은은하게 나타내는 향수. 처음에는 부드러운 남자인 줄 알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여자 친구를 지켜줄 때) 수컷의 본능을 드러내는 느낌.
크리드 ‘어벤투스’
김현진=친절한 남성보다는 까칠하고 쿨한 느낌의 남성에게 잘 어울리는 향수. 까칠하지만 잘 자란 남성이 떠오른다.
황수현=첫 향은 독하지만 맡으면 맡을수록 고급스러운 향기. 이번 크리스마스 남자친구의 선물로 좋을 듯.
김범석=느낌이 세다. 강한 남자인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떠오른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향수.
권기범=유럽의 부티크에 들어가면 날 것 같은 향기. 너무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인공적이지 않은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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