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민 시계’로 불리는 ‘시티즌’은 세계 최대의 시계박람회로 불리는 ‘2013 바젤월드’에서 신제품 ‘프로마스터 에코 드라이브 알티크론 시러스’(알티크론)와 ‘프로마스터 에코 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를 선보였다. 두 제품은 기존 시티즌의 디자인과는 다른 혁신적 요소를 도입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두 시계에는 시티즌이 개발한 ‘에코 드라이브’(빛으로 전기를 만들어 시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술)가 적용됐다. 그런데도 시티즌의 ‘에코 드라이브’ 계열 제품의 디자인은 모두 집광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다.
동아일보 ‘A style’은 시티즌의 디자이너 이노우에 히데키 씨(43)를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그는 1994년 시티즌에 입사했으며 현재 시티즌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시계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이노우에 씨는 “기술자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추진하는 것으로 생각의 개념을 바꾸면 기능성과 디자인은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약 20년을 한 브랜드에서 일했다. 시티즌의 디자인은 어떻게 진화했나.
처음 시티즌에 입사했을 때는 디자인적으로 멋진 브랜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훌륭하게 진보했다. 특히 2008년을 전후해 힘을 기울여 온 콘셉트 모델이 최근 양산되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Q. 시티즌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무엇인가.
시티즌의 콘셉트 모델은 모두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드러낸다. 나는 시티즌 시계를 손에 쥐어 보거나 손목에 찼을 때 느껴지는 티타늄의 표현력 등을 드러내고자 한다.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는 티타늄 소재로 된 케이스를 갖췄다. 프로마스터(시티즌의 하이테크 스포츠 시계에 붙는 이름) 시계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형태를 ‘시티즌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와 알티크론에 대해 소개한다면.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는 하늘, 초원, 비행, 새 같은 느낌을 표현한 시계다. 특히 비행기 날개에서 느낄 수 있는 가벼운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새틀라이트 웨이브 시리즈는 위성 수신이 되는 시계인데,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메탈 소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전파 장애 때문에 위성 수신 시계에는 세라믹 소재만 사용해야 했다. 메탈 소재 덕에 이제는 디자인이 한층 강화됐다고 본다.
알티크론에는 해발 1만 m까지 측정이 가능한 전자 나침반 겸 센서가 들어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지구의 모양을 디자인 곳곳에 반영했다. 다이얼은 레이어 구조로 디자인됐다. 구름이 층층이 쌓인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케이스 주변, 시곗바늘의 디자인은 제트 기류의 모양에서 따왔다. Q. 어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는가.
다른 브랜드 시계보다는 자연 그 자체, 아름다운 가구의 실루엣,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받는다. 시티즌의 ‘캄파놀라’라는 브랜드를 담당했을 때는 케이스 안에 하나의 건축물이 떠 있는 느낌을 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하기도 했다.
Q. 한국과 일본의 시계 디자인, 소비자의 선호를 비교해 본다면.
두 곳의 디자인은 모두 훌륭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일본의 디자인에는 좀 더 일반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다. 한국의 디자인은 일본보다 더 공격적이면서 일본보다 개성이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기아자동차나 최신 스마트폰 등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유럽적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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