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감독 하에 50시간 운전연습 필수

미국 뉴욕 맨해튼의 거리. 미국은 자동차왕국답게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운전면허시험제도로 유명하다. 특히 운전면허 응시자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철저하게 교통, 안전운전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까다로운 선진국의 운전면허시험 - 미국 편

미국은 오랜 자동차문화 역사를 지닌 나라답게 운전면허시험제도도 합리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처럼 미국도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이전부터 응시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시기부터 교통과 운전, 안전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

미국은 나라 특성상 주 정부마다 운전면허시험제도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연습운전면허신청→학과시험 및 신체검사→연습운전면허 발급→도로주행시험→운전면허 취득’의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학과시험은 다지선다형 문제 20개 문항 중 14개 이상을 맞추고, 20개 문항에 포함돼 있는 4개 문항의 도로표지판 문제 중 2개 이상을 맞춰야 합격할 수 있다.

장내기능시험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도로주행시험만 치른다. 회전, 교차로 정지, 좁은 길 운전, 혼잡도로운전 등을 약 15분에 걸쳐 테스트한다.

● 도로주행시험 응시 위해선 사전교육 필수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점도 특징이다. 운전학원에서 5시간의 면허 전 교육(Pre-licensing course)을 받거나 고등학교, 대학교에 개설되어 있는 운전자 교육(Driving education)을 이수한 뒤 교육이수증을 제출해야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미국은 16∼18세의 미성년자도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다만 정식면허는 아니고 일종의 견습면허이다. 미성년 응시자는 위의 교육과 함께 감독자의 감독 아래 50시간의 운전연습을 실시해야 한다. 이중 15시간은 야간운전이 포함되어야 한다.

뉴욕 DMV(자동차관리국)는 미성년뿐만 아니라 성인의 경우에도 도로주행시험 전에 50시간의 운전연습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이론과 장내기능, 도로주행까지 운전전문학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13시간에 불과하다. 도로교통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증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용된다. ‘면허증을 따고도 운전을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에 대한 국제적인 위상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