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화가 채성숙 씨(54)의 여덟 번째 개인전 '계절의 향기 III'가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겹겹이 쌓아 우려낸 세월의 흔적. 선으로 이어진 추억의 편린. 색으로 피어난 계절, 그 은은한 향기….'
색과 선으로 형태를 잡아가고 전체를 만들어 나가는 채성숙 작가 특유의 작업방식으로 계절에 따라, 장소에 따라 변화무상한 자연을 표현한 작품들이 여럿 선보인다.
영국, 터키, 몽골,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를 폭넓게 경험한 작가는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 보다는 캔버스의 전체적 분위기의 완성에 치중한다. 자연이나 사물들이 어울림을 통해 생명력을 갖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그래서 색채가 기분과 감성(sensibility)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은 캔버스에 양모를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채색화 위에 엷은 양털 직물의 장막은 물결 같은 파장을 만들어 그 아래의 회화적 요소를 부드럽게 감춘다. 이 얇은 직물은 빛을 반사하여 부드러운 흐릿함을 가져, 마치 꿈속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손으로 한올 한올 짠, 한 폭의 이름다운 태피스트리를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왔다. 채 작가 작품은 엷은 안개가 낀 늦은 봄날 아침 같은 느낌의 부드러운 장막을 가졌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큐레이터 인희 아이리스 문은 "채성숙 작가는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보다는 캔버스 위의 전체적 분위기의 완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그래서 색채가 그의 기분과 감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채성숙의 작품은 캔버스에 양모를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채색화 위에 엷은 양털 직물의 장막은 물결 같은 파장을 만들어 그 아래의 회화적 요소를 부드럽게 감춘다. 이 얇은 직물은 빛을 반사하여 부드러운 흐릿함을 가져, 마치 꿈속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손으로 환 올 한 올 짠, 한 폭의 아름다운 태피스트리(Tapestry·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를 보는 것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미술 평론가 겸 큐레이터인 오마 우란치멕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 미술사 박사는 "채성숙이 선에 집착하고 선을 겹겹이 쌓는 방식을 씀으로써 작품 속 색채의 스펙트럼을 고양하고 다양화한다. 뿐만 아니라 그 기법은 작품 속에 두터운 질감과 3차원의 세계가 나타나게 하고 그리하여 우아하면서도 정지되지 않은, 연속적인 율동감의 환영을 보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그 선들은 베 짜기와 태피스트리가 연상되어 이 작품들이 섬세한 여성의 손길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한다"고 평했다.
채성숙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수차례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여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중국 베이징 투데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 개인전은 중국 유명 평론가들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채성숙 작가의 작품은 LG전자 기술원, 가톨릭 의대 성의회관 등 국내는 물론 러시아 이르쿠츠의 Rogalya 시립미술관, 터키 앙고라의 세계무역센터, 베이징의 주중국 한국대사관, 몽골 국립현대미술관 등에도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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