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철가면’ 속 철가면의 정체는 누구일까.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왜 나왔을까.
이 책은 그동안 미스터리로 여겨진 사건이나 현상, 인물을 과학적으로 파헤쳤다. 전설 편, 인물 편, 고고학 편 등 3권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해 책 속으로 쉽게 빨려 들어간다.
철가면은 루이 14세 때 철가면을 쓴 채 감옥에 34년간 갇혔던 실존인물이다. 그의 정체는 지금도 베일에 싸여 있다. 뒤마는 철가면을 루이 14세의 쌍둥이 동생으로 설정했지만 볼테르는 루이 13세의 왕비(안 도트리슈)와 당시 재상인 마자랭 사이의 사생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왕비는 모든 신하가 보는 앞에서 출산했기 때문에 아기를 감출 수 없었다. 진실을 아는 최후의 생존자였던 궁정대신 샤미르는 숨질 때에도 국가 기밀이라며 끝내 함구했다고 한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가지 않고 몽골을 여행한 터키인이나 페르시아인의 여행기를 빌려 자신이 여행한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이 있다. ‘동방견문록’에 언급된 60여 개 지명 중에 단 3개만이 중국어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 들어가는 관문인 카슈가르에 대한 기록이 없고 여정상 둔황을 거쳤어야 하는데 이 지역을 거론하지 않은 점도 의심을 산다.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페루의 나스카 평원 문양의 정체나 노아의 홍수의 실체 등 미스터리에 대해 섣불리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기보다 그와 관련한 논쟁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중도적 설명을 곁들인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책으로 읽는 기분이다. 과학 역사 문화를 아우른 정보와 분석은 방송보다 훨씬 깊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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