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좌 중앙이 커질 기미를 보이자 이창호 9단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114로 갈라 간다. 이곳에 집을 내줘서는 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 그러고는 118까지 당장 수를 내려 한다.
흑의 다음 수로 참고 1도처럼 흑 1로 두는 수도 생각할 수 있다. 흑 5까지 되면 백은 하변으로 들어올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백 6부터 백 10까지 두는 정도다. 이렇게 두는 것도 흑의 일책.
하지만 최철한 9단은 119로 침착하게 지켜둔다. 이 그림이 참고도보다 실리 면에서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백은 백 2점을 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120으로 붙여간 뒤 두어 백 126까지 중앙을 지우는 것으로 만족한다. 121로 참고 2도처럼 흑 1로 젖히는 것은 어떨까. 백 2로 되젖히는 맥이 있어 백 8까지 흑이 이득이 없다.
127부터 131은 반상 최대의 끝내기. 자충을 이용해 이득을 보는 뒷맛까지 보장돼 있다. 이 끝내기는 119를 둘 때부터 생각해 둔 수.
132는 흑이 막는 역끝내기가 커서 두고 싶은 곳이다. 최철한은 이곳을 응수하지 않고 133을 선수하고 135로 젖혀 중앙에 흑 집을 지으려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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