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에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고가의 옷이 홀로 혹은 나란히 걸려 있다. 바람에 흔들리거나 춤추는 듯한 여성의 원피스가 있는가 하면 격식 갖춘 남성 재킷들도 보인다. 옷을 인간의 욕망과 자아를 대변하는 요소로 해석한 작업이다.
서울 신사동 예화랑에서 열리는 사진가 오상택 씨(43·서울예대 교수)의 ‘CLOSETS’전은 옷의 초상사진을 한데 모은 전시다. 책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 책가도(冊架圖)가 그림이라는 세련된 방식으로 선비의 정체성, 지식과 생활수준을 과시했듯이 현대에 와선 옷이 생활필수품에서 사회 권력의 상징, 지위의 증표로 변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다.
실제 옷을 찍은 다음 가상의 옷장에 이를 배치해 완성했다. 캔버스에 인화한 사진들이 회화 같은 질감을 드러낸다. 12월 20일까지. 02-542-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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