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매운 것 먹으면 속이 시원… “느낌만은 아니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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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추산업연합회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김장 재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배추, 고춧가루, 파, 마늘, 젓갈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김치의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해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고춧가루다. 국내 고추 시장은 1조 원 규모로 고추는 농가소득에서 쌀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의 원료인 홍고추에는 베타카로틴, 캡사이신, 비타민C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길러주며 피부미용, 감기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비타민C의 함량은 같은 무게인 사과의 23배, 키위의 4배에 달한다. 특히 고추의 비타민C는 조리 과정에서 손실되는 양이 비교적 적은데 이는 고추 속의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비타민C가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특히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비만을 예방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신경을 자극해 엔도르핀을 분비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캡사이신은 침샘과 위샘을 자극하고 위산분비를 촉진해 소화 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매운 것을 먹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추에 함유된 식이섬유소는 열량소의 섭취를 제한해 소화 흡수를 줄이고 체외로 배설되게 한다. 또 에너지 대사 촉진 작용도 뛰어나 다이어트를 돕는다.

고추의 베타카로틴은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동맥경화증, 관절염, 암 등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해 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특히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는 기름과 같이 조리하면 흡수가 높아지므로 고추는 볶아서 요리해도 좋다.

이런 고추로 만든 우리나라의 대표음식 김치는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1년에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로부터 국제식품으로 공인받았다. 2006년에는 미국의 저명한 건강잡지에서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잘 익은 고추를 고르기 위해서는 우선 고추의 꼭지가 잘 붙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고추가 붉은색이 선명하면서 윤기가 나야 한다. 크기와 모양, 색상이 균일한 것이 좋다. 껍질이 두꺼운 것은 쉽게 마르지 않고 고춧가루가 많이 나오며, 얇은 것은 잘 마르지만 고춧가루 양이 적다. 고추는 공기 중에 오래 방치하면 캡사이신 성분이 증발하고 비타민의 효능이 떨어지므로 밀봉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최근의 고추가격 하락은 고추 농가의 경제적 손실과 연관될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고추 재배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됐다. 고추 이외에 마땅한 대체 농작물이 없는 상황에서 고추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 수가 늘어나면 국내의 고추 생산기반이 무너지는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 더불어 중국산 고추 수입량이 늘게 되면 우리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 환경까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한국고추연구회의 박재복 박사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국내 고추시장에서 중국산 수입고추가 차지하는 비중이 65%(13만 t)에 달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고추 수입 증가에 들어가는 연간 비용이 9000억 원 이상이 돼 막대한 국가 경제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문호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은 “올해는 고추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건고추 재고량이 늘었으며 국내산 고추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의 일반 소비자와 대규모 식품가공업체 등이 올해 국산 건고추 소비량을 늘려 주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우리 고추 재배 농가를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는 국내산 건고추 품질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좋아져 고추가 많이 사용되는 김치, 고추장, 양념류, 국물요리 등의 맛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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