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대형 바꿔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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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최철한 9단
본선 16강전 9보(158∼183)

전보에서 흑○로 붙인 뜻은 161을 선수로 두겠다는 것이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두더라도 흑 2로 두면 흑 6을 선수할 수 있다.

최철한 9단은 163으로 붙여 우하귀의 백 대마를 잡으러 간다. 중앙 흑이 잡힌 것이 크기 때문에 흑으로선 꼭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165로 치중해 백은 잡히고 말았다. 참고 2도처럼 백 1로 이어도 흑 6까지 두면 귀곡사의 형태가 되어 잡힌다. 바깥수가 꽉 차 있어 백은 꼼짝없이 잡히는 모습이다.

대형 바꿔치기의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흑이 우하귀 백을 잡은 실리가 안팎 55집 정도. 백이 중앙 흑을 잡은 실리가 안팎 50집 정도. 흑이 5집 정도 이득을 본 모습이다. 원래 흑이 유리했던 형세였는데 바꿔치기로 인해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166의 삭감에 167로 강하게 맞선다. 유리함에도 물러서지 않는 게 최철한의 기풍이다. 하지만 흑 175로 후퇴할 수밖에 없어 백은 178까지 무사히 연결했다. 그 대신 흑은 선수를 잡았고 179로 지켰다.

180 182는 이창호 9단이 초읽기에 몰렸다는 증거. 흑의 승리가 거의 굳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바둑은 여기서 조용히 끝나지 않고 한바탕 소용돌이가 일어났으니….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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