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신혼여행 사진을 본 뒤 처음 나온 말입니다. 경쟁이라도 하듯 꽃망울이 터지던 1981년 어느 봄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 시절의 어머니와 양복을 멋지게 빼입은 젊은 시절의 아버지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기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시간이 없다, 바쁘다 등의 이유로 항상 미뤄오던 가족여행. 이달 9일 1박 2일로 온 가족이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경주의 날씨는 궂은 편이었지만 가족들의 마음만큼은 화창했습니다. 네 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경주에서 부모님과 저는 32년 전 추억의 신혼여행 장소들을 찾아봤습니다.
여행 내내 부모님께서는 추억을 되짚어보며 신혼여행 때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어느새 두 분은 20대의 신혼부부로 돌아가 계셨습니다. 사진도 찍고, 추억도 만들었던,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저도 어느덧 결혼할 나이가 됐습니다. 30년 후에도 이 코너가 있다면 저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경주를 찾고 싶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오래오래 사세요. 요즘은 100세 인생이랍니다. 30년 뒤 저와 제 남편, 아이와 함께 같이 사진 찍어요!
고경옥 씨(전북 익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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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코너를 연재합니다.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추억의 장소에서 최근 다시 찍은 사진과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께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저희가 준비한 선물은 프랑스 럭셔리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의 20cm 원형무쇠주물냄비(소비자가 34만8000원)입니다. 사진과 사연은 soohyun87@donga.co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 코너가 실린 신문 지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추가로 보내주시는 분께는 가산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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