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 인권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나와 관련 없는 먼 이야기 같지만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인권을 누리기 위한 첫걸음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처지를 한탄했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은 ‘무늬만 양반’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분 제도에 따른 차별이 사라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사회 곳곳에 숨어 있다.
양쪽 부모가 없는 가정을 불완전하다는 뜻에서 ‘결손가족’이라고 하고, 운전에 서툰 여성들을 ‘김 여사’라고 비꼬듯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많다. 피부색이 다르거나 우리말이 서툴다고 ‘우리’에 끼워 주지 않으려는 경우는 없을까.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 왔다. 세상의 차별과 불평등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미국의 버스에는 백인 칸과 흑인 칸이 따로 있었다. 1955년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이 사건이 발단이 돼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중심으로 흑인 시민권 운동이 일어났고 마침내 인종분리법 폐지라는 결과를 얻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만들어진 세계인권선언. 이 선언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에 대해서도 다뤘다. 티베트 난민을 돕는 가게, 청소년 인권 활동가도 소개했다.
동화 형식으로 인권에 대해 쓴 ‘꼬불꼬불나라의 인권이야기’(서혜경 글·정우열 그림·풀빛미디어)도 최근 출간됐다. 고집불통에 심술쟁이인 수염왕이라는 주인공이 장애가 있는 친구, 가족에게 버림받은 노인 같은 소수자의 삶을 바라보며 점점 변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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