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삼림욕 명소에서 심신을 달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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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편백 숲

옛 사람들은 숲을 신성시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숲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온갖 공해와 스트레스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들 역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숲을 찾는다. 숲은 ‘피톤치드’가 주는 화학적인 치유 효과 이외에도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심리적 안정을 찾게 해준다.

전남 장성군 축령산(621.6m) 일대는 40∼50년생 편백과 삼나무 등 늘 푸른 상록수림대 1148ha가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어 국내 최고의 삼림욕 명소로 손꼽힌다. ‘침엽수로 둘러싸인 요새’처럼 거대한 이 숲은 춘원 임종국 선생이 6·25전쟁으로 황폐화된 산을 1956년부터 21여 년간 조림하고 가꾸어낸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조림지로 꼽힌다.

편백의 효능

편백(hinoki cypress)은 노송나무, 회목(檜木)이라고도 하며 겉씨식물인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상록비늘잎교목이다.

키는 40m까지 자라며 지름은 2m에 이른다. 편백나무는 삼나무와 함께 심는 경우가 많아 구별이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잎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

편백 잎은 납작하게 펼쳐져 있고 아래로 늘어뜨린 모양이다. 반면, 삼나무는 잎이 뾰족뾰족 솟은 비교적 날카로운 모양새다. 또 비슷한 나무로는 메타세쿼이아가 있는데 잎이 훨씬 가늘다.

편백은 특유의 향이 있고 잘 썩지 않아 건물 내장재나 가구를 만드는 데 쓴다. 일본 온천에서 히노키탕을 만드는 재료가 바로 편백나무다. 일본어로 ‘스기’라고 부르는 삼나무는 건축 구조재로 많이 쓰인다. 일본 신사 입구에 우뚝 서 있는 ‘도리이’는 보통 삼나무를 재료로 만든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우리 몸에 이로운 물질을 뿜어내는데 침엽수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방출한다. 피톤치드란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로서 미생물의 번식이나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땅과 기후에서 생장한 편백나무는 일본의 편백나무(히노키)보다 월등하다. 피톤치드의 방출에 있어서 소나무와 잣나무를 월등히 능가하며 효능도 뛰어나다.

현재 편백나무 피톤치드의 무독성이 입증되어 정유를 희석하여 휘산시켜 흡입하여도 인체에 무해하다.

일반적으로 편백나무의 강한 향은 살균, 탈취, 피부미용(미백), 혈액 순환, 면역력 증대, 항산화작용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 스트레스 작용과 뇌파 안정 기능이 있어 뇌의 알파파는 높아지고 베타파는 낮아져 기억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편백나무를 가공해 벽지로 만들어 실내 천장과 벽에 바를 경우 새집증후군 예방 및 개선은 물론 피톤치드의 기능성으로 아토피 질환 개선에 큰 효과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60여 종의 항생제와 항균력을 비교할 때 편백 정유의 항균 효과는 상위 10군의 항생제와 유사할 뿐만 아니라 레지오넬라균이나 칸디다균에서는 일반 항생제보다 우세하거나 비슷한 항균력을 나타낸다.

▼ 축령산 편백 숲 둘러보기

축령산 입구 괴정마을에는 민박촌과 관광농원이 조성되어 있다. 산 중턱에 40여 명의 동자승이 수도하는 해인사와, 산 아래 모암마을에 통나무집 4개동이 있어 체험하고 체류할 수 있는 관광을 즐길 수 있다. 휴양림을 관통하는 임도를 지나가면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을 촬영하던 금곡영화촌이 연결되어 있다.

한나절 코스로는 축령산 둘레길 코스(24.8km·도보 6시간 40분 소요)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괴정마을(주암녹색농촌체험마을)-(2.4km)-우물터(쉼터)-(1.3km)-금곡 입구, 영화마을 갈림길-(1.6km)-금곡입구-(3.7km)-매남삼거리-(4.8km)-모암산촌마을-(2.0km)-통나무입구삼거리-(1.0km)-모암주차장-(2.0km)-대곡 산촌마을-(6.0km)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다. 둘레길 출발 가능지역은 추암, 금곡, 모암, 대곡이다.

조금 더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3시간 40분가량 걸리는 모암-(2.5km)-매남-(3.2km)-금곡-(2.9km)-우물터-(3.6km)-모암, 추암-(2.6km)-우물터-(2.9km)-금곡-(5.5km)-추암 코스가 있고 등산을 겸해 즐길 수 있는 코스는 금곡(돌독재)-(3.4km)-축령산정산-(0.6km)-기념비-(0.3km)-우물터-(4km)-금곡(도보 3시간 소요)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놓치지 말자


장성군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숲 해설과 연계되어 가족 및 단체이용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하루 체험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3시간씩 구성했고 참여자들로부터 선호하는 체험프로그램을 미리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성도 갖췄다. 오후에는 장성군 축령산 일대의 농특산물 위주로 구성된 친환경 간식도 나온다.

1시간 30분 소요되는 상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는데 주말 또는 평일에 장성군 축령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체험 관련 제반 시설과 교육과정을 미리 갖추었으며 개인 또는 가족단위로 언제든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축령산 편백 숲 찾아가기

승용차를 이용해 장성군 축령산에 가려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장성 나들목(IC)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고창∼담양 고속도로에서는 장성물류 나들목을 이용한다.

내비게이션에 ‘서삼면 모암리 산 98’ ‘북일면 문안리 산 233’ ‘서삼면 대덕리 산 113’ ‘서삼면 추암리 산 24-7’을 찍고 가면 된다. 호남선 KTX 등 장성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가거나 장성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군내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박진희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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