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다른 시간]군인시절 낙화암 찾았던 날 어제 같은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날씬하니 보기 좋구나!’

20여 년 전 충남 부여군 부소산 낙화암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본 뒤 처음 든 생각입니다. 신록의 계절이 지나고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하던 1991년 어느 날, 군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와 찍은 사진인 듯합니다. 군복을 멋지게 차려입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으니 꽤 남자다워 보입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 졸업여행 등으로 부여를 자주 찾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포장이 안 된 자갈길, 흙길을 걸으며 궁녀사, 낙화암, 고란사를 둘러봤습니다. 그곳에 서면 백제의 옛 모습이 마치 눈앞에 있듯 상상이 되곤 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나요.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부소산 입구에서 사 먹던 호떡의 맛입니다. 지금도 가끔 제가 사는 동네에서 호떡을 사먹지만 그때 그 호떡의 맛을 내는 곳은 한 곳도 없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2011년 인천에 계시는 장모님 댁에 다녀오는 길에 부소산 낙화암을 다시 찾았습니다. 20년 전에는 없었던 다리가 백마강 위로 새로 생겼고, 강 모래톱은 공사 때문인지 20년 전보다 면적이 많이 줄었더군요.

하지만 사진 뒤쪽에 보이는 소나무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았습니다.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진 속 저는 호리호리한 청년에서 이제는 배가 불룩 나온 중년으로 변했네요!

이인덕 씨(경남 사천시)

추억의 사진을 보내주세요

※동아일보가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코너를 연재합니다.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추억의 장소에서 최근 다시 찍은 사진과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께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저희가 준비한 선물은 프랑스 럭셔리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의 20cm 원형무쇠주물냄비(소비자가 34만8000원)입니다. 사진과 사연은 soohyun87@donga.co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 코너가 실린 신문 지면과 함께 찍은 사진을 추가로 보내주시는 분께는 가산점을 드립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